인천의 한 빌라 단지 인근에서 발견된 현금 다발의 주인이 한 달 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견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실물로 판단될 경우 법에서 정한 공고 기간이 지난 뒤 습득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동구 금곡동 한 빌라 옆에 버려진 20리터 종량제 쓰레기봉투 안에서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발견자는 헌옷 수거 작업을 하던 60대 남성 A씨였다. 그는 봉투 안에 있던 옷가지를 정리하던 중 5만원권 지폐가 100장씩 묶인 현금 다발 5개를 발견했다. 총액은 2500만원이었다. A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후 유실물 통합포털 ‘LOST112’에 습득 사실을 공고하고 발견 장소 주변에 안내 전단을 부착했다. 지문 감식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 인근 주택 탐문 조사도 진행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현금의 주인을 특정할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금이나 귀중품이 발견될 경우 기본적으로 민법과 유실물법 규정이 적용된다. 민법 제253조는 유실물을 법률에 따라 공고한 뒤 6개월 동안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번 현금이 단순 분실물로 판단되고 공고 절차가 진행된 뒤 6개월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현금을 발견한 A씨가 소유권을 취득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소유자가 나타나 돈을 돌려받게 되면 습득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유실물법 제4조는 반환받는 사람이 물건 가액의 5%에서 최대 20% 범위에서 습득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단순한 주장만으로 소유권이 인정되기는 어렵다. 계좌 인출 기록이나 현금 묶음 방식, 보관 경위 등 발견된 돈과 동일하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실제 소유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법원 역시 유실물의 소유권 취득 여부를 공고 절차와 권리 주장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4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실물 인도 청구 사건에서 “민법 제253조에서 말하는 권리 주장은 단순한 분실 신고만으로는 부족하고 물건 반환을 요구하는 의사 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분실 사실을 신고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습득자의 소유권 취득을 막을 수 없다는 취지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유실물 공고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습득자의 소유권 취득이 인정되지 않기도 했다. 2019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은행 대여금고 인근에서 발견된 현금 사건과 관련해 유실물법상 제출 및 공고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보고 습득자의 소유권 취득을 인정하지 않았다.
현금의 출처가 범죄와 관련된 경우에는 적용 법리가 달라질 수 있다. 유실물법 제11조는 범죄자가 놓고 간 물건으로 인정될 경우 일반 유실물과 달리 공소권이 소멸한 뒤 6개월 동안 환부받는 사람이 없을 때에만 습득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소유주를 특정할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금의 출처와 범죄 관련 여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안팍의 박민규 변호사는 “현금이 발견됐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임의로 보관하거나 사용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라며 “정해진 공고 절차와 보관 절차를 거쳐야 나중에 습득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사람이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계좌 인출 기록이나 보관 경위 등 객관적인 자료로 소유권을 입증해야 한다”며 “이런 자료가 부족하면 경찰 단계에서 판단이 어려워 결국 민사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