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지인 살해 후 강 유기…첫 공판, 변호인 불출석으로 연기

‘필요적 변호사건’ 적용…변호인 없이 진행 불가

 

동거하던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의 첫 공판이 변호인 불출석으로 연기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9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으나 국선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공판을 진행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기일을 연기했다.

 

이번 공판 연기는 형사소송법상 ‘필요적 변호사건’ 규정에 따른 조치다. 형사소송법 제33조는 구속 피고인이거나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 징역형이 예상되는 사건의 경우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선변호인이 불출석할 경우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새로 선정해 공판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절차를 보완하기도 한다. 다만 이번 사건처럼 국선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판 진행이 어려워 기일 연기가 불가피하다.

 

국선변호인은 기일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를 법원에 소명해야 하며, 법원은 필요할 경우 다른 변호사를 국선으로 추가 선정할 수 있다.

 

이날 법정에 선 A씨는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A씨는 “고의로 친구를 살해한 것이 아니다”라며 “언론 보도 이후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과의 접견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변호인 변경 의사도 밝혔다.

 

A씨는 재판 준비 시간을 이유로 추가 기일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사건 경과상 더 이상 기일을 늦추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 공판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판단력이 부족한 피해자를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이어오다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시신을 경기 양평군 용담대교 인근 남한강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홧김에 범행했다”며 범행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살인의 고의 인정 여부다. 피고인은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목을 조르는 행위는 사망 위험이 높은 행위로 평가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시신을 강에 유기한 행위는 별도의 시체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어 살인죄와 함께 경합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