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장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전자감독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상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감독 인력은 오히려 감소해 현장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집으로 온 출장 마사지사가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자 흉기를 휘두른 40대 A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으며 범행 이후 절단기로 장치를 훼손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감독 제도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특정 범죄자에게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법원 판결에 따른 부착명령이나 가석방 조건으로 집행되며 적용 대상은 성폭력 범죄를 비롯해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스토킹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범죄로 한정된다.
부착 기간은 선고된 형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가능한 범죄는 10년 이상 30년 이하, 하한 3년 이상 범죄는 3년 이상 20년 이하, 하한 3년 미만 범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 범위에서 결정된다. 특히 19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경우 부착기간 하한이 2배로 가중된다.
아울러 전자장치를 임의로 분리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별도의 범죄로 처벌된다.
훼손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미수도 처벌 대상이다. 또한 훼손에 따른 처벌 기간은 기존 부착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 회피를 차단하고 있다.
문제는 제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다. 전자발찌 훼손과 재범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할 인력과 대응 체계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전자발찌 착용 상태에서 발생한 재범은 252건, 장치 훼손은 47건으로 집계됐다.
전자감독 대상자 역시 증가 추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나경원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상자는 2023년 4188명에서 2025년 8월 기준 4694명으로 늘었다.
반면 관리 인력은 2021년 242명에서 2025년 223명으로 줄어 약 8% 감소했다. 이에 따라 1인당 관리 대상자는 약 20명 수준까지 늘었으며 주요국 대비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위반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훼손 경보나 접근금지 위반이 발생해도 현장 출동과 경찰 공조가 지연될 경우 제도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1인당 담당 인원을 주요국 수준인 10명 내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력 증원과 함께 대응 체계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력 증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자감독의 효과는 장치 자체보다 위반 상황 발생 시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훼손 경보나 접근금지 위반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현장 출동과 경찰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도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인력 확충과 함께 고위험군 집중 관리, 경보 대응 체계 정비, 경찰 협력 강화 등 전반적인 운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