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업주들에게 접객원 공급을 빌미로 압박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공범은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법 형사4단독(김태균 부장판사)은 강요·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40대 B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흥주점 업주들에게 “고객이 유흥접객원을 요구하면 자신에게 먼저 연락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업주들이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인근 보도방 사업자들과 공모해 해당 업소에 유흥접객원 공급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합의서가 제출됐으나 제출 경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주변 지역 보도방 또는 주점 운영자들이 보복을 염려해 수사기관에서 진술하는 것조차 꺼리는 사정에 비춰 볼 때 이를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경찰이 인권위에 진정을 넣은 당사자에게 전화를 건 행위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한 경찰관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확보한 조사자 연락처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정인 A씨는 자신을 조사한 경찰관 B씨가 별다른 설명 없이 지구대로 이동시켜 서류 작성을 요구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진정 내용이 당시 상황과 다르다”며 A씨에게 직접 연락해 해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B씨가 수사 외의 목적으로 연락했다며, 추가 연락 행위 역시 인권위에 제소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해당 연락처는 기존 사건 처리 목적으로 수집된 개인정보”라며 “사건과 별개 절차인 인권위 진정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진정인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 제2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합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여야 하며,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15조는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
개인회생 절차를 마치고 법원으로부터 면책 결정을 받은 채무자가 채권자의 요구로 작성한 ‘채무변제각서(채무재승인약정)’는 효력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민사1단독(박성구 부장판사)은 최근 채무자 A씨가 채권자 B씨를 상대로 낸 면책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이고, B씨의 반소를 각하·기각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10월 B씨에게 빌린 1억3600만원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변제계획을 모두 이행한 뒤 2021년 1월 법원으로부터 면책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변제계획 이행과는 별개로 2022년까지 8000여만원을 갚았다. B씨에게 잔금과 이자를 포함한 1억원을 갚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B씨가 이 각서를 근거로 변제를 요구하자 A씨는 “면책 결정으로 채무 책임이 사라졌으며 각서 약정 또한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B씨는 반소를 제기해 “A씨가 작성한 각서를 근거로 변제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서는 면책결정을 받은 뒤 1년 5개월가량 지난 뒤 채권자 B씨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면책된 채무를 다시 부담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작성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 뒤 숨진 20대 대학생 박모씨의 유해가 사망한지 74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21일 오전 8시 4분께 화장된 박씨의 유해를 실은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유해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돌아온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이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에게 유골함을 전달했다. 경북경찰청은 이 사건 관할 경찰청이다.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전날 오전 10시 35분부터 약 3시간가량 프놈펜 소재 턱틀라 사원에서 박씨 시신을 부검했다. 부검이 종료된 후 곧바로 화장이 이뤄졌다.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이 사원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장기 적출 등 시신 훼손은 없었으나 다수의 타박상과 외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씨에 대한 정확한 사인은 국내에서 조직검사 및 약물검사 등을 진행해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취업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후 ‘웬치’라고 불리는 범죄단지에 감금당해 고문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일대 차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초등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 명재완씨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등) 등 혐의로 기소된 명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을 명령했다. 명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께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초등생을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범행 4~5일 전 학교 업무용 컴퓨터를 파손하고 동료 교사를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영문도 모른 채 학교에서 살해당한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 유족의 슬픔은 법원이 가늠하지 못할 정도”라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원이 진행한 명 씨에 대한 정신감정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이 인정된 사실에 대해 "범행 당시 우울증과 양극성 정동장애 등 중증 정신질환을 겪고 있었더라도 형을 감경할 사유로 볼 것인가는 법관의 재량"이라며 "감형요소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의 범행과 정신이 온전한 상태의 범행을
한 노동자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한 것은 부당해고”라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직서가 당일 수리됐고 철회 의사표시가 확인되지 않은 점, 심신미약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자진해서 사직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A씨는 2024년 1월 23일 전보 발령을 받은 뒤 건강 문제를 이유로 출근하지 않다가, 첫 출근일인 2월 13일 ‘개인 사정’을 이유로 자필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는 그날 당일 바로 수리가 됐고, 다음 날 결재를 거쳐 3일 만에 당사자에게 퇴직처리 사실을 알려줬다. 이에 대해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부당 전보를 당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새벽에 응급실 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휴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지점장이 출근을 독촉해 극심한 불안 상태, 심신미약 상태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제출 3시간 뒤 사직 의사를 철회했는데도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부당해고를 주장했다
형사재판에서 검찰의 단독 항소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구형보다 형이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항소를 남발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실질적 다툼보다는 통계에 치중한 ‘기계적 항소’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검사 단독 항소 건수는 2023년 1만4917건에서 2024년 1만7167건으로 약 15% 증가했다. 검찰은 대검 예규(제447조)에 따라 선고 형종이 구형과 다르거나 형량이 구형 범위를 벗어날 경우 원칙적으로 항소를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검찰이 살인죄 사건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는데 법원이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하면, 구형 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항소 대상이 된다.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되면서 형량 차이가 크지 않은 사건에서도 항소가 반복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항소 여부가 사건 담당 검사의 재량에 좌우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항소 건수는 늘었지만 항소심에서 원심이 파기되는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 항소 인용(파기) 건수는 2023년 1만4917건 중 3292건, 2024년 1만7167건 중 3292건으로 인용 건수는 같았지만, 파기율은 오히려
경기 김포에서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30대 남성이 “어머니가 혼자 남겨지는 게 싫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여현정 재판장)는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형과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살해하기까지 시간이 있었는데 범행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A씨는 “갑자기 어머니만 혼자 계시면 너무 힘들어하실 것 같아 이 가족이 다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울분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대학 입학 후 홀로 지내다 어머니 권유로 최근 가족과 함께 살게 됐다”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저를 걱정했으나 형은 폭력적으로 대했다”고 진술했다. 또 “저도 나이가 들었는데 형이 계속 폭력적으로 해결하려 하니 분이 터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11시께 김포 하성면 자택에서 부모와 친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을 걱정하는 말을 한 어머니를 폭행하다가 형에게 맞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며 A씨에게 사형을
재개발 총회를 앞두고 경쟁 단체가 내건 현수막을 철거한 추진위원장에게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발적 의견 표명에 불과한 행위를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재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 신모 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환송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재개발 사업 추진 방식을 두고 두 단체 간 갈등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2019년 5월 29일 신모 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재개발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관할 구청의 승인을 받아 법에 따라 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 반면, B씨 등이 2010년 10월 결성한 ‘도시환경정비사업 지주협의회’(이하 지주협)는 별도의 사업 방식을 주장했지만, 법상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단체였다. 2019년 9월 B씨가 결성한 지주협는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며 검찰에 진정서를 접수했다”는 내용과 “총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3장을 게시했다. 이를 발견한 신씨는 과도를 이용해 현수막을 고정하고 있던
재심에서 새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경우 이전 판결에서 이미 경과한 집행유예 기간을 새 집행유예 기간에 포함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집행유예의 법적 성격이 ‘형의 집행’과는 구별된다는 기존 법리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 인용 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 2025모1963). 앞서 A씨는 재심 대상 판결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기간이 모두 경과한 뒤 재심이 개시돼 다시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후 A씨가 다른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되자, 검사는 재심판결의 집행유예가 실효됐다며 형 집행유예 실효 지휘를 내렸다. 이에 A씨는 “이미 경과한 기간을 새 집행유예 기간에 포함해야 한다”며 처분 취소를 청구했다. 원심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미 경과한 재심대상판결의 집행유예 기간을 재심판결의 집행유예 기간에 산입하지 않으면 피고인에게 실질적 이중처벌을 강요하고 재심청구권 행사를 제약한다”며 “집유 기간 경과 부분을 산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