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지식으로 정형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재판의 절차만 안내하는 것으로 변호사의 일을 다 했다고 볼 수 있을까? 변호사 일을 하다 보면 사건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대응 방식이 더 큰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 형사절차는 단기간에 끝나는 일은 아니다. 조사부터 재판까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도 걸린다. 그 시간 내내 변호사는 의뢰인의 곁에서 법무를 대리한다. 그러나 변호사는 단순히 어려운 법률 서류를 대신 제출하는 사람은 아니다. 형사 사건을 맡다 보면 사건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를 본다. 그 이유는 단순히 사건의 특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변호인이 말하지 말아야 할 때 말했고, 말해야 할 때는 침묵하고, 의뢰인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법적 논리만을 내세우는 경우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변호사는 ‘먼저 듣고’ ‘뒤에 묻는’ 변호사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는다는 것은 나를 대신해 생각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다. 변호사에게 법률 지식은 기본 소양인 것이고 그에 더해 의뢰인의 말을 듣고 그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변호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이 아직 자기 사건에 대해 누군가에게 제대로 털어놓아 본 적 없는 경
Q. 안녕하세요. 저는 지인들에게 여러 차례 돈을 빌려준 일이 있는데, 이후 그 돈이 사기 범행에 사용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약 30명, 피해 금액은 약 2억원이며 해당 금액은 총책이 모두 변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인들과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도 대포계좌가 아닌 제 계좌와 아내의 실명 계좌를 사용했습니다. 범죄에 사용될 돈이라는 것을 알고 건넨 것인지, 아니면 알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히 돈을 빌려준 것인지가 쟁점이 되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에서는 범죄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했고, 그 결과 범죄단체 활동 혐의는 무죄가 인정되었습니다. 다만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총책은 피해자들과 합의를 해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제가 전반적으로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들어 반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시 범죄에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제 돈이 범죄에 사용되어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사실입니다. 항소심에서는 제 부주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조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입니다. 형사 재판에서 선고되는 ‘형량’은 사건의 중대성뿐 아니라 법률 구조에 따라 결정됩니다. 한때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던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에서도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된 뒤,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되면서 형량 판단 기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조변: 이러한 결과를 두고 형량 산정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다만 형사 재판에서의 형량은 단순 비교가 아니라 형법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결정됩니다. 조변: 우리 형법은 여러 범죄가 함께 인정되는 경우 ‘가중주의’를 적용합니다. 이는 각 범죄의 형을 단순히 모두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형을 가중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범죄가 동시에 인정되더라도 가장 무거운 범죄의 형을 기준으로 그 형의 일정 범위까지 가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개별 형량을 모두 합산한 결과와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변: 또한 형사 재판에서는 법정형뿐 아니라 감경 사유의 존재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우리 형법은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사유를 법률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정한 사유가 인정
PD: 오늘은 위암 판정을 받은 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된 김순자(가명)씨의 사연입니다. 순자씨는 이전에도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강박에 시달리다 절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데요. 항암 치료 중 우울 증세가 심해져 인근 마트에서 여섯 차례 절도 범죄를 저지르고 맙니다. 지난 절도 범죄는 집행유예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박변: 네, 절도죄를 범하게 되면 형법 제329조에 따라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더해지게 되며, 상습성이 인정되는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PD: 지난 집행유예 전력이 있어서 이번엔 실형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박변: 네, 안타깝게도 이번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형법 제62조에는 집행유예의 요건이 정해져 있는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실형을 선고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순자씨의 경우 종전 절도죄로 선고받은 집행유예 기간 중에 이 사건을 저질렀기 때문에, 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 집행유예는 법률상 불가능합니다. PD: 변호사님, 집행유예 기간에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이전에 유예
형사사건에서 ‘자백’과 ‘부인’은 일견 단순한 선택처럼 보인다. 자백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고, 부인은 혐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의 현장에서 이 두 선택은 결코 단순한 진실 고백이나 부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백과 부인은 각 사건이 가진 증거의 구조와 성격에 따라 선택되어야 할 전략적 판단에 가깝다. 사건 당사자 입장에서 자백과 부인은 재판에 임하는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이익과 불이익의 문제다.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자백’을 흔히 ‘진지한 반성의 태도’로 평가한다. 실제로 양형 단계에서 자백 여부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다만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반성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선택은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최근 형사사건의 상당수는 CCTV, 블랙박스, 위치정보 등 명백한 물적 증거를 중심으로 판단된다. 특히 교통사고, 폭행, 성범죄 사건에서는 행위 자체가 영상으로 특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 초기 단계에 어떤 영상과 기록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하지 않은 채 무작정 부인을 선택하는 것은, 설령 억울한 사정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Q. 징벌 취소소송 절차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 교도소에서 징벌을 받은 경우, 그 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에 징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징벌처분 취소소송’으로, 행정소송의 한 유형입니다. 교도소장의 징벌처분은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소송법에 따라 취소소송의 대상이 됩니다. 징벌처분을 한 교도소장이 피고가 되며, 해당 교도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에 제기해야 합니다. 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그리고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데, 이 제소기간은 불변기간이므로 이를 넘기면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게 됩니다. 징벌처분에 대해 반드시 행정심판을 먼저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 징역형을 받고 출소하면 해외 못 가나요? 미국기준으로 알려주세요. A. 징역형을 받고 출소했다고 해서 곧바로 해외 출국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의 집행이 모두 종료되고 가석방이나 보호관찰 기간까지 끝난 경우라면 출입국관리법상 출국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한국에서 출국하는 데에는 법적인 제한이 없습니다. 출국금지는 원칙적으로 형의 집행이 끝나지 않은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다만 마약, 테러, 간첩 등 일부 중대 범죄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출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형이 종료되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유죄판결 전력 자체를 입국 심사 사유로 봅니다. 미국 이민법에 따르면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 입국 거절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자동 금지라기보다는 입국 심사관의 판단 대상이 됩니다. 다만 예외도 있습니다. 법정형이 1년 이하이고 실제 형이 6개월 미만인 경미 범죄의 경우에는 ‘경미범죄 예외’가 적용되어 입국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중범죄 전력이 있더라도 형 종료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재범 우려가 낮으며 입국 목적이 분명한 경우에는 비자 불허 면제 신청을 통해 예외적으로 입국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Q. 벌금을 이미 완납한 경우에도 정식재판청구가 가능한지, 또 과거 정식재판청구를 했으나 “7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된 경우 구제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정식재판청구는 약식명령에 따른 벌금을 이미 완납한 경우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정식재판청구의 요건을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을 뿐, 벌금 납부 여부를 청구의 제한 사유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벌금을 납부했더라도 아직 7일의 청구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정식재판청구는 허용됩니다. 다만 이 7일의 기간이 경과하면 정식재판청구권은 소멸하게 되고, 약식명령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더 이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한편 정식재판청구를 하였으나 ‘7일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기각된 경우에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구제 방법이 인정됩니다. 먼저, 정식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결정으로 기각된 경우에는 그 기각결정 자체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이는 기간 계산이나 송달 시점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경우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식재판청구기간을 놓친
Q. 구속되기 전 거주 불명으로 의료보험 혜택이 안 되었는데 구속되고 A교도소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B교도소로 이송 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미결수와 기결수의 의료보험 혜택이 달라서 그런 건가요? A. 2004년 6월 미결수용자에게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법안이 발의되었고, 정부는 법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기결수까지 포함한 전체 수용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6년 1월 1일부터 공단 부담금은 법무부(소속기관)에서 부담하고, 법무부가 공단과 정산하는 방식으로 법이 개정되었습니다. 단,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는 건강보험 자격이 있는 자 또는 있었던 자에 한정되며, 외국인이나 건강보험 가입 기록이 없는 재외국민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미결수와 기결수가 다르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Q. 본소로 이송된 후 직업훈련을 신청해 직훈을 가게 되면, 교육기간이 끝난 뒤에는 다시 원래 소로 이송되나요? A. 직업훈련을 마친 수형자는 원칙적으로 소속 교정시설로 복귀합니다. 다만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업훈련기관 내에서 보조원으로 계속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27조 및 운영지침 제28조에 따른 것입니다. 아래에 관련 법령을 게시하오니 답변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 제127조(직업훈련 대상자 이송) ① 법무부장관은 직업훈련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수형자를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할 수 있다. ② 소장은 제1항에 따라 이송된 수형자나 직업훈련 중인 수형자를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훈련취소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