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성폭력 범죄(장애인 준강간)에 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노숙인 여성과의 사이에서 맺은 관계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검사와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을 중심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였으나, 피해자 진술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는 사건 초기부터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성관계를 하자는 저의 제안에 합의하였으며, 사리 분별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피해자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은 수사가 진행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떤 부분을 쟁점으로 다퉈야 하는지, 저와 유사한 사례를 다룬 판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안팍의 박민규 변호사입니다. 장애인 강간 혐의에서 핵심은 ① 피해자가 실제로 항거가 불가했으며 저항이 곤란한 상태였는지, ② 피고인이 피해자의 장애 또는 그로 인한 판단 능력의 제한을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질문자님의 사례처럼 피해자가 성관계에 명확히 동의하였고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유형은 실무에서도 자주 다투는 쟁점으로, 법원 역시 해당 부분을 매우 구체적으로 심리합니다. 따라서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의 정신 상태, 의사결정 능력, 저항 가능성 등
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는 고소와 수사 절차와 관련하여 특히 질문이 많은 들어오는 주제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알고 나면 단순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면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중심으로 풀어보았으니,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Q. 저는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수용자입니다. 얼마 전 진행한 수사 접견 이후로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 드립니다. 제 사건의 피해자와 합의도 했고, 피해자 쪽에서 직접 처벌불원서도 써줬는데요. 그래서 이제 사건이 끝난 줄 알았는데, 경찰에서는 송치할 거라고 합니다. 피해자가 더 이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왜 사건이 끝나지 않는 건가요? A. 질문자분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은 제가 은근히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곧 사건의 종료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 형사소송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범죄 중에는 ‘반의사불벌죄’로 분류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국가가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대표적으로 폭행죄, 명예훼손죄 등이
Q. 취사장 근무 중 무리한 작업을 하다 보니 허리에 통증이 생겼습니다. 그로 인해 지금까지 치료비가 많이 들었고, 현재는 통증이 심해 취사장 근무에 나가지 못한 채 거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 경우, 그동안 발생한 치료비에 대해 교도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라면 교정 시설에서 병원비와 위로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A. 다음은 법률가에 의해 작성된 답변입니다. ‘그냥 일하다가 몸에 무리가 온 경우’와 ‘교도소 측의 법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모든 통증이나 부상이 국가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교도소가 부담하는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법적으로 인정될 때에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명백한 사고가 없더라도 수용자에게 과도한 업무를 시키고 그로 인한 건강악화를 방치한 경우, 이를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보아 책임을 인정해 왔습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도 교정 시설장이 작업을 부과할 때 반드시 그 사람의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작업 강도나 작업 방식이 수용자의 신체적 조건에 비해 과도하다면 교도소 측의 책임이
검찰청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앞으로의 수사 체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경찰 경제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모든 수사의 시작과 끝이 검사에게 있었던 시기를 경험했다. 경찰이 아무리 사건을 파고들어도 최종 판단은 검사 몫이었고, 사건은 일괄적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복잡한 사건일수록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심지어 수사자료표 작성과 지문 채취도 ‘기소 의견’ 사건에서만 이뤄졌다. 당시에는 ‘조금만 복잡하면 일단 송치하고 검사 지휘를 받자’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었고, 검사와 소통이 잘되는 수사관들일수록 직접 전화하거나 면담을 요청해 수사의 방향을 확인하곤 했다. 결국 경찰이 표면적으로 수사를 하더라도 사건의 실질적 주도권은 검사에게 있었다. 그 후 필자가 검찰로 전직했을 때 마침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고,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보완수사 요구’ 혹은 ‘재수사 요청’이라는 이름으로 대폭 축소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름만 바뀐 듯 보일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보완수사 요구는 기관 간 문서 교환 방식이어서, 검사가 요구
형사사건을 맡다 보면, 때로는 의뢰인의 범행 그 자체보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선택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 뒤에 어떤 감정적 굴곡과 삶의 균열이 있었는지가 더 깊은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 있다. 이번 마약 사건 역시 그런 순간 중 하나였다. 의뢰인은 30대 중반의 남성으로, 소규모 쇼핑몰을 꾸준히 운영하며 자신의 몫을 성실하게 다해온 사람이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일상 속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해 살아왔지만, 그 겉모습 뒤에는 누구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 내면의 부담과 고립된 감정이 오랜 시간 쌓여있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점점 심각해진 고부 갈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의견 충돌 정도로 여겼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마음속 여유는 빠르게 사라졌다. 밤이면 잠을 청해도 쉽게 잠들지 못했고, 새벽까지 뒤척이기 일쑤였다. 불면이 이어지자 피로가 쌓이고, 탈모까지 진행되며 일상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감정적 붕괴를 주변에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다. 가정 내 갈등을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도 쉽게 얘기할 수 없었다. 그저 ‘
Q. 안녕하세요. 현재 1심 재판 중인 피고인입니다. 저는 1인이 운영하는 술집의 여주인을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다는 혐의(준강간)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피해자가 만취한 것은 맞지만, 완전히 의식을 잃었거나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눈을 뜨고 반응을 했고 대화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시 상황을 어떻게 입증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새벽 2시가 되어 영업시간이 끝나 손님들이 모두 나가고 저도 가게를 나섰습니다. 그런데 놓고 온 물건이 생각나 다시 돌아갔고, 여주인이 소파에 누워있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던 중 여주인의 남편이 가게에 들어와 저를 준강간으로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제가 불 꺼진 주점에 다시 들어간 것을 ‘범행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가게 내부 CCTV가 있지만 제가 있던 곳이 사각지대라 캄캄한 화면 속에 물체만 어렴풋이 보이는 수준이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하라고 하는데, 제 상황과 유사한 사례의 판례나 제가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에스의 임태호 변호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질문자님이 설
Q1. 저는 음주 운전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했습니다. 제가 여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2021년에 처벌 근거였던 법 조항이 위헌 결정이 나면서 교도소에서 재심 신청 안내 서류를 전달받았습니다. 그때는 출소까지 2~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우선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이후 2022년 2월에 만기 출소했고, 같은 해 여름에 재심 결과가 나와 형량이 10개월로 감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1년간 복역했기에 재심의 혜택을 전혀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사건이 있습니다. 해당 사건의 형량은 5년입니다. 재판부에 ‘당시 재심을 통해 감형받은 2개월은 실제 아무 효과가 없었으므로, 이번 사건에 적용해 감형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당시에는 재심 결과가 무죄가 아닌 이상 보상도 못 받고, 변호사를 선임 하면 그 비용이 더 클 것 같아 아무 보상을 못 받은 채 묻어두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혹 시나 그때의 재심 판결이 지금의 제게 이로운 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베테랑의 황순철 대표 변호사입니다. 주신 질문 내 용을 바탕으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Q. 저는 부하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 및 준강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며, 현재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부남이었고 상사라는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사건 당시 피해자와 둘이 술을 마시다 서로 취한 상태에서 관계가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피해자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제게 건넨 적이 있었고, 저 역시 선물을 한 일이 있습니다. 첫 관계가 있던 날 이후에도 피해자는 저와 개인적으로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제가 지위를 이용해 가스라이팅을 했고, 성적으로 추행·착취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부남으로서 바람을 피운 행동은 분명 잘못이며 반성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관계가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부분만큼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피해자에게 진심이 있었고, 피해자도 제 감정을 어느 정도는 공유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말 피해자에게 마음이 있었고, 피해자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유부남이어서 카카오 톡 메시지를 수시로 삭제해 왔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아내와 이혼 소송까지 진행 중이라 당시의 대화 기록이나 증거를 확보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포
마약, 보이스피싱, 강력범죄처럼 중대 형사사건은 사회적 관심이 큰 만큼 재판 결과를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그러나 실제 법정에서 결론을 가르는 것은 혐의의 무게만이 아니다. 구성요건 해당성, 고의 인정 여부, 공모 범위처럼 세밀한 법리 검토와 함께, 사건의 사실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고 기존 판례와 어디서 같고 다른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재판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판결문 공개와 판례 데이터 축적이 확대되면서 형사재판 실무의 분석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유사 사건의 양형 흐름과 판단 경향을 보다 폭넓게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데이터가 많아졌다고 해서 결론이 자동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재판은 추상적인 법리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구체적인 사실과 그에 대한 해석을 통해 결론에 이른다는 점에서다. 안지성 변호사는 “중대 사건일수록 법리 자체보다 그 법리를 어떤 사실관계에 적용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판례 분석 역시 결론을 나열하는 작업이 아니라, 내 사건과 유사 사건의 공통점과 차이를 정확히 짚어내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지성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중대 형사사건일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