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피의자의 상반된 진술만이 있는 경우,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이 유죄의 유일한 증거라 하더라도 그 진술이 합리적이고 일관성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쟁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이 과정에서 흔히 활용되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심리생리검사, 즉 ‘거짓말탐지기’다. 이 검사는 심박수 호흡 발한 반응 등 생리적 변화를 측정해 진술의 진실 여부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진술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을 바탕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과학적 검사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거짓말탐지기는 법적 한계가 분명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검사 결과는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나 단독으로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또한 검사 대상자의 심리 상태 긴장도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수사 과정에서는 이러한 검사가 권유되는 경우가 있다. 다만 검사 결과가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결과 해석에 따라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한번 거짓 반응
지난주는 여섯 건의 판결선고기일이 몰려있던 주라 하루하루가 무겁게 지나갔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그동안 쌓아온 서면과 증거, 의견서들이 과연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으며 변호사 일의 본질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형사재판은 짧은 선고 순간으로 기억되지만 실제로는 긴 준비 과정 위에서 이루어진다. 수사 단계에서 시작된 사건은 공판 절차를 거치며 다양한 자료와 주장으로 정리되고 재판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건의 사실관계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단순히 법정에서 의견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며 재판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조화하는 역할이 포함된다. 특히 형사사건에서는 사건의 경위와 개인적 사정이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사건의 맥락을 재판부에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여기까지는 변호사의 업무에 가깝다. 변호사 일의 본질은 재판에 필요한 업무에 더해 또 다른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의뢰인, 특히나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형사재판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하면서 그 시간 동안 당사자들의 불안과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나는 아침에 동네 헬스장을 방문해 간단한 운동을 한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사무실로 출근하는 게 일상이다. 공직에 있을 때는 출근길 차 안에서 항상 뉴스를 틀어놨지만 지금은 주로 팝이나 가요 같은 음악을 듣는다. 왕복 8차선을 지나 사무실 건물에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엘리베이터에 버튼을 누르면 비로소 변호사로서의 하루를 시작하는 버튼을 누른 것 같다. 사무실에 출근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음악을 틀고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창밖 너머로 검은색 블랙박스처럼 생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도 보인다. 늘 같은 건물이었을 터인데 최근 검찰권이 약화되면서 어쩐지 과거보다 건물이 작아져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요즘 나를 보면 첫 마디가 대개 “변호사 되니 좋아?”이다. 나는 “자유여행을 하는 것 같아서 좋다”고 대답한다. 공직에 있을 때는 실제보다 더 반듯한 사람인 양 신뢰 받았었다. 일은 마치 패키지여행의 일정표처럼 세세하게 정해져 있었다. 공직 생활을 하며 구사할 수 있는 선택지는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음악 선율처럼, 화가가 붓을 들고 캔버스 위에서 구사하는 색조처럼 다양하고 풍부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지
PD: 변호사님, 얼마 전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3도7405 판결이 나왔잖아요. 구속 전에는 계속 혐의를 부인했다가 구속 이후에 갑자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사건인가요? 박변: 사건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사건입니다. 피고인이 트랙터를 몰다가 이륜차와 충돌해 피해자가 사망했는데요. 1심은 피고인이 일시 정지를 안 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죠. 검사는 항소를 했고 제2회 공판기일에 공소외 2가 아버지와 아내의 투병 등을 사유로 불출석하자 법정 구속됐어요. 이유는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였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구속 이후, 피고인이 입장을 바꿔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진술했다는 점이에요. PD: 그럼 항소심에서는 어떻게 본 건가요? 박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피고인은 구속되자마자 지금껏 해오던 부인 입장을 접고 곧바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진술했어요. 항소심은 이 돌연한 자백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 1심의 무죄를 깨고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형량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었죠. 즉 구속이라는 변수가 사건의 향방을 완전히 뒤바꾼 겁니다. PD: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대한민국은 앞으로 한정된 자원 속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축소 사회’로 접어들 것”이라며 “정치는 더 주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효율적 자원 분배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시사법률>과 인터뷰를 갖고 “기성 정치인들은 과거의 고속 성장 경험에 기대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연금·부채·복지 제도 등 구조적 문제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어릴 때부터 정치가 꿈이었고, 특히 이준석의 젊은 정치와 조국 사태를 보면서 공정과 법치에 민감한 세대 교체 필요성을 느꼈다”고 답했다. 교정·사법 개혁과 관련해 그는 교정시설 과밀 해소 방안으로 “미결 구금을 줄이고 모범수에 대한 가석방을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정치적 특권처럼 비치는 사면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면된 것과 관련해 “정치인 특혜로 비칠 수 있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수용자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처럼 경중을 세분화한 법체계가 아니라
2010년 4월 기관에서 인사와 징계 업무를 맡게 되면서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징계자가 발생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2007년부터 2010년 3월까지 3년 동안 소년수 폭행 사건, 도주 사건, 복지과 비리 사건 등 여러 일로 30여 명의 동료가 징계를 받았다. 징계를 받은 직원들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 일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 기관은 다른 곳에 비해 징계가 유독 많았다. 법무부에 최근 3년간 징계 현황을 보고할 때 담당자가 전화를 걸어 “자료가 잘못된 것 아니냐. 한 기관에서 3년 동안 30명 넘게 징계를 받는 경우가 있느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다행히 내가 인사와 징계 업무를 맡은 뒤 약 2년 동안은 단 한 건의 징계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친한 동료가 찾아와 잠깐 보자고 했다. 밖으로 나가 보니 음주운전에 적발됐다는 것이었다. 식당에서 반주를 하던 중 식당 앞에 주차된 차를 잠깐 빼달라는 요청을 받고 몇 미터 이동했는데 그때 단속에 걸렸다는 것이다.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2년 만에 발생한 징계 건이 하필 이 친구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두 번째
Q. 신상고지를 받았는데, 신상정보 고지는 제 주소지로부터 반경 몇 km까지이며, 반경 내에 몇 세 미만의 자녀가 있어야 고지서가 발송되는 건가요? 아니면 주소지 반경 내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고지서가 가는 건가요? A. 성범죄자의 실제 거주지 반경 1km 이내 지역이 기본 고지 범위입니다. 다만 인구 밀도와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하여 범위가 조정될 수 있습니다. 고지 대상은 주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교육기관의 장과,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세대에 중점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단순히 반경 내 모든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고지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청소년 보호 목적에 따라 선별적으로 고지됩니다. 고지서에는 성범죄자의 성명, 나이, 주소(동·읍·면까지), 실물 사진, 신체 정보, 범죄 사실 요지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성범죄자 알림이’가 무엇인지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아, 아래 그림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안녕하세요. 교도소 직업훈련생 선발과 관련해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직업훈련 신청 자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둘째, 직업훈련생 선발 기준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셋째, 직업훈련에 선발될 경우 현재 수용 중인 교도소가 아닌 다른 교도소로 이송(본소 이동)이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합니다. A. 먼저 신청 자격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으며,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수형자가 자발적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이후 수용기관장이 신청자의 의사, 적성, 학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천하게 됩니다. 선발은 각 교도소의 추천을 바탕으로 관할 지방교정청장이 최종 결정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신청한다고 모두 선발되는 것은 아니며, 수용 태도, 훈련 적합성, 건강 상태 등도 함께 고려됩니다. 다만 한 번 탈락하더라도 횟수 제한 없이 다시 지원할 수 있습니다. 훈련을 마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다시 원 소속 교정시설로 복귀하지만, 경우에 따라 해당 훈련기관에서 보조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 저는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2025년 3월 27일 법정구속되었고, 2026년 1월 24일이 만기일입니다. 다만 집행유예 1년이 실효되어 실제로는 집행유예 기간까지 합산하면 2027년 1월 24일이 만기일이 됩니다. 그런데 형 집행 중인 2025년 6월 12일에 금치 9일의 징벌을 받았습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234조에 따르면, 9일 이하의 금치 징벌은 1년의 실효기간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2026년 6월 12일이 지나야 징벌이 실효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형집행법」 제115조 제1항에 따르면, 징벌 실효의 기준일은 징벌 시작일이 아니라 징벌 종료일입니다. 따라서 2025년 6월 12일이 아닌, 실제 징벌이 끝난 날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나야 실효 요건을 충족합니다. 다만 징벌 종료일은 조사 기간이 포함되는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종료일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마약사범 성소수자입니다. 앞서 한 분이 성소수자로 불이익을 받는 걸 보고 저도 고충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출역 문제가 아니라 각종 교육에서 제외가 되고 있습니다. 담당자와 만나 면담을 하고 있지만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함께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솔직히 납득이 안 되어 질문드립니다. A. 수용자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교육시설이나 직업훈련기관에서의 교육·훈련 이용과 관련하여 특정인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명확히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5조 역시 수용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교정시설 내 모든 처우에 적용되는 대원칙으로, 교육 기회 제공 역시 이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에서 제외하는 것은 위 법률들이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형집행법의 목적은 단순한 구금에 그치지 않고 수형자의 교정과 교화를 통해 건전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