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에서의 재판 전략

각 사건 마다 항소심 전략 달라져
양형이유 분석해 대응해야 효과적

1심 판결 선고 결과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심을 진행할 때,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사건마다 달리 판단해야 하겠지만, 우선의 기준을 제시하자면 1심 판결의 양형 이유를 보고 결정하면 효과적이다.

 

양형 이유에는 판사가 어떤 이유로 선고형을 정했는지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풀이해 놓고 있는데, 특히 불리하게 판단된 부분에 대해 항소심에서 유리하게 변경될 수 있도록 진행해야 한다.

 

절도, 사기, 상해 등과 같이 혐의가 명백하고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서 1심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였음에도 실형이 선고되었다면, 항소심에서는 양형 부당으로 다투되 결국 피해자와의 합의 및 처벌 불원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양형 요소다.

 

특히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다면 항소심에서는 반드시 합의를 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법원에 양형 조사 신청을 하여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함에 있어, 당사자 또는 당사자 가족이 직접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게 되면 피해자는 감정이 앞서거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금액으로 처벌 불원의사를 이끌어 내는 것이 변호사의 중요한 능력이다.

 

또한, 보이스피싱이나 재테크 투자, 가상화폐 투자 사기 등과 같이 다수의 피해자와 피해 금액이 다액인 사건은 몇 명의 피해자와 얼마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합의를 이끌어낼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수임 계약을 체결하기 전 상담한 로펌에서 위와 같은 전략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지, 실제 수행한 결과는 어떠한지 확인한 후 사건을 위임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있는 법무법인 성헌의 경우, 최근 265명의 피해자가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3명의 피고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항소한 후, 양형 조사 신청을 통해 151명이 합의 의사를 밝혔고, 전담 직원이 피해자 1인당 적게는 2회, 많게는 13회까지 합의를 진행해 총 76명과 피해 금액의 12%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것으로 이끌어냈다. 결국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포함된 감형을 받았다.

 

반면, 불법 도박사이트, 마약, 성매매 등과 같이 피해자가 없는 범죄의 경우 항소심에서의 전략은 각 사건마다 다르다. 기본적으로 각 죄의 적용 법조의 입법 취지가 지향하는 바에 따라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 범행에서의 역할, 가담 기간, 범죄 전력, 범행 경위 등을 피력하는 것이 좋다.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성폭력 범죄는 1심에서 무죄를 다투었음에도 유죄가 인정되어 구속된 상태라면 마지막 사실심인 항소심에서도 계속 무죄를 다툴 것인지, 유죄 인정 후 양형 주장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심에서 제출된 증거 외에 항소심에서 제출할 새로운 증거가 없거나 피해자의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을 이유로 유죄가 인정되었다면 2심에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감형을 받을 수 있는 중요 요소가 되지만, 일명 천대엽 판결(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해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에 따른 법리적, 사실적 주장을 함으로써 항소심에서도 여전히 무죄를 다투어야 하는 사건인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형사재판 절차는 인신 구속 및 실형이라는 중대한 형사 처벌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단계에 있어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되고, 그 결정을 피고인이 혼자서 할 수는 없다. 결국 변론 방향과 항소심 전략은 유능한 변호사에게 의뢰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변호사의 선임은 피고인과 그 가족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