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승현 변호사 “여론은 재판 아닌 입법과 제도 개선에 반영돼야”

 

형사재판을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사와 재판의 역할 구분, 여론의 영향, 제도 신뢰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형사사법 시스템이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형사절차는 수사와 판단 기능을 분리하는 구조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실제 운용 과정에서의 인식과 신뢰는 또 다른 과제로 남아 있다.

 

다음은 최승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형사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법원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됩니까?


A. 형사절차에서 검찰은 범죄 혐의가 법정에서 입증 가능한지를 판단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수사 기록 전반을 바탕으로 사건을 검토하면서 범죄 성립 여부에 초점을 두게 됩니다.

 

반면 법원은 제출된 증거를 법정에서 직접 조사하고 그 증거를 기초로 유무죄를 판단하는 기관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과 법정에서 확인된 자료만을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수사와 판단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특정 기관의 시각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형사 재판에서 여론은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개별 사건의 판단 과정에서 여론이 직접적인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여론은 대개 제한된 정보와 일부 보도를 바탕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재판에 반영하게 되면 증거와 법리가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가 판단을 좌우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론이 완전히 배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입법이나 양형 기준 정비와 같은 제도 개선의 영역에서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여론은 사법 시스템을 감시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기능을 수행하되, 개별 사건의 결론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선에서 그 역할이 구분되어야 합니다.


Q. 국민들이 형사사법 제도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많은 경우 결과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 그 결과에 이르게 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불신이 시작됩니다. 판결이나 수사 결과가 어떤 근거와 논리를 통해 도출되었는지가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 설명되지 않으면 절차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유사한 사건에서 서로 다른 결론이 반복되면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불신이 확대됩니다. 결국 신뢰는 개별 사건의 결과로 형성되기보다, 일관된 기준이 유지되고 그 판단 과정이 충분히 설명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축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여러 변호사가 함께 사건을 검토하는 방식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A. 형사사건은 사실관계와 법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사람의 시각만으로 사건을 판단하면 중요한 쟁점을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기록을 검토하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짚어낼 수 있고, 논리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변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참여 인원이 많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인 논의와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수 있습니다.

 

결국 공동 검토의 가치는 참여 규모보다 논의의 깊이와 검토 과정의 충실성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구속 상태에서의 접견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구속된 상태에서는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되기 때문에 접견은 단순한 면담을 넘어 방어권 행사에 필수적인 절차로 기능합니다.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며 변론 방향을 조율하는 과정이 대부분 접견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과정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접견의 중요성은 횟수 자체에 있다기보다 필요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되고, 당사자가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결국 접견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당사자가 자신의 사건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충실한 변론을 위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우선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변론은 재판 단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 초기부터 형성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의 대응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후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증거 개시 절차 역시 중요하며, 변호인이 사건 관련 자료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전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질적인 방어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재판 기일 간격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준비 시간이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길어질 경우 모두 변론의 효율성과 충실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수사기관과 변호인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 격차를 줄이고 절차 전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충실한 변론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