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의 음주·도박 습관에 지친 한 아내가 결국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 재소자 가족 커뮤니티인 ‘옥바라지 카페’에는 “남편이 들어가고 이혼 생각해보신 분 계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제 이야기입니다”라는 짧은 말로 운을 뗐다.
A씨는 “술 마시면 내일이 없냐? 내가 좋아서 함께한 게 아니라 그놈의 술이 너를 잡아먹은 거라고 하고 남편과 헤어졌어요. 그런데 남편은 제 탓만 했죠. 남자 없이는 못 살고 자기가 무일푼이라 헤어진 거 아니냐고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1년 뒤 힘든 상황에서 다시 남편과 재회한 A씨는 “그때 매달 100만 원씩 생활비를 주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후 갑작스레 아이가 생기면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곧장 가정을 꾸렸다.
남편은 아이에게는 다정한 아버지였지만, 술이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출근도 미루고 해서는 안 될 말을 쏟아냈으며, 사과는 늘 술이 깬 뒤였다.
결정적인 사건은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몰다 대물 사고를 낸 것이었다. 이후 자택을 나간 남편은 “이혼하자, 죽어버리겠다.”며 연락을 끊었고, 걱정된 A씨는 남편을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 했다.
그러나 남편은 차량 안에서 번개탄과 술을 싣고 있는 채로 발견됐고, 결국 음주운전 2진으로 적발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A씨는 “내가 신고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결국 옥바라지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빠 없는 자식 만들기 싫어서 버티고 또 버텼어요. 애한텐 정말 자상하고 다정한 아빠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최근 남편이 생활비 명목으로 따로 모아둔 돈을 도박에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된 뒤,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 A씨는 “이 사람이 나와도 설 자리가 있을까 싶다.”며 하소연했다.
그는 글 말미에 “이혼이 답인지 모르겠다.”며 “그 안에서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 인간은 안 변하는 건지… 정답이 없어서 더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을 접한 커뮤니티 회원들은 A씨의 심경에 깊이 공감했다.
한 회원은 “저도 긴 감옥 생활 기다리겠다고 결심했지만, 진짜 새사람이 돼서 나올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들은 “우선은 아이가 있으니 지켜보며 옥바라지 하고 있지만, 내가 할 만큼 했는데도 미래가 없다 느껴지면 그때는 이별을 결심하려 한다”, “님도 너무 힘드시면 그때 다시 고민해보셔도 늦지 않다”, “순간의 감정에 속지 않고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남편이든 남자친구든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이에요", “이혼한다고 아이 아빠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지금도 떨어져 있는 건 똑같다. 아이와 본인의 안정이 우선이다”, “그놈의 술… 착한 사람이었지만 술이 문제더라”,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하지만, 기대치를 낮추면 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본인을 먼저 지켜야 한다."며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