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도 미혼인 척”… 교도소 펜팔의 충격 실태

교도소 펜팔이 ‘경제활동’이 된 현실…
옥바라지 카페 정보공개청구로 ‘펜팔 감시’ 악용까지

 

지난 10일, 본지에 한 여성 수형자 A 씨로부터 “펜팔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편지가 도착했다.

 

A 씨는 “날로 발전되는 획기적인 드라마 같은 펜팔 나라를 제보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며, 교도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펜팔 사냥’의 실상을 고발했다.

 

A 씨에 따르면, 같은 방에 있는 수형자 B 씨는 복수의 남성 수형자들과 동시에 펜팔을 하며 연애 감정을 주고받고 있다. A 씨는 “○○ 구치소에 수감된 남성과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동시에 다른 교도소에 있는 남성과도 펜팔을 이어가며 접견 시 영치금을 받아 챙긴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3쿠션 펜팔”이라고 표현했다.

 

A 씨는 특히 “아이 둘을 둔 유부녀가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이고 여러 남성 수형자들과 펜팔을 하며 징역 생활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며 “출소 후 더 풍족한 삶을 위해 펜팔을 사실상 경제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곗돈 사기 혐의로 수감된 또 다른 수형자는 자신을 ‘8천 억 밀수범’이라고 소개하며 남성 수형자들을 속인다”며 “그 말을 믿은 수형자들이 실제로 접견을 오고, 영치금까지 보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보통 여성 수형자들은 5명에서 8명 가까이 펜팔을 한다”며 “대부분 마약 전과자들이지만, 영치금이 없는 수형자일수록 펜팔을 생계 수단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 수형자들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편지를 주고받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A 씨는 ‘환상’도 깨야 한다고 했다. “남자 수형자들보다 위생에 더 소홀한 경우도 많다. 이 글을 보는 여성 수형자들은 다 알고 있다”며 “심지어 딱풀을 성적 욕구 해소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남성 수형자들이 상상하는 그런 환상은 실제와 다르다”고 일침을 날렸다.

 

A 씨는 자신을 “아들이 있는 엄마”라고 소개하며 “어리석은 남자들의 생각이 너무 답답해서 이 글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지의 말미에서 A 씨는 “제발 못난 남자들이 속지 않게 해주세요. 정말 조심하십시오. 펜팔 사냥꾼에게 더 이상 놀아나지 마세요. 명심 또 명심하십시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여성 수형자와 남성 수형자 간의 펜팔은 정서적 지지나 사회적 연계를 위한 순기능도 있지만, 실제로는 접견과 영치금 등 금전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수형자 가족 커뮤니티인 ‘옥바라지 카페’ 등에서는 남자친구의 펜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활용하라는 조언이 오가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 수형자와 펜팔을 하는지 확인하려면, 교정본부에 정보공개청구를 넣어 편지 수발신 내역을 떼어보라”고 권유하며, 공공 제도를 사적 감시 수단처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교정당국이 수형자 간 펜팔을 통한 금전 거래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법적 근거나 제도적 수단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옥바라지 카페 운영자가 회원들을 이용해 정보공개청구를 사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행정의 투명성을 위한 공적 제도가 이제는 남자 친구 감시 같은 사적 분쟁의 도구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은 심각한 제도 오·남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