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테헤란] 마약 사건, 변호사에게 진실해야 유리하다

엄한 처벌 예상되는 사건일수록
변호사 조력이 중요한 역할 해

믿음 가는 변호인 직접 선임한 뒤
모든 사실 털어놔야 대응에 유리

 

마약 사건과 같이 중형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은 변호사를 믿고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상담하다 보면 자신의 변호인을 신뢰하지 않는 의뢰인을 종종 만난다.

 

물론 의뢰인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혹여라도 변호사가 틀리지는 않을까?’, ‘내 사건에 정말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할까?’라는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민의 수준을 넘어 아예 변호인을 불신하는 경우도 있다. 변호인이 꼭 필요한 상황임에도 이를 믿지 않는 분들도 있었다. 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변호사의 판단을 단순히 사건을 수임하기 위해 겁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심한 경우엔 수임비를 많이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반문을 받기도 했다.

 

성범죄나 마약 사건처럼 중형이 예상되는 범죄에서도 종종 변호인을 불신하는 경우를 본다. 당장 구속 수사 내지는 실형이 예상됨에도 변호인을 믿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변호인을 믿지 않으면 선처 및 감형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건 사실상 어렵다.

 

얼마 전, 집행유예 기간 마약 투약을 한 의뢰인이 찾아왔다. 이 의뢰인은 상담 당시엔 마약 투약 외에는 다른 범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본인이 생각하기엔 사소해서 굳이 말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것이다.

 

정작 경찰 조사에 갔을 때 변호인인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마약 광고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결국 의뢰인은 변호인의 조언을 활용하지 못한 채 조사를 마치게 됐다. 처음 상담할 때 변호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그에 맞춰 조언을 들었다면 허무하게 조사를 마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의뢰인 스스로 느끼기에 사소하거나 굳이 해야 되나 싶어 말하지 않은 사안이 오히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결국 의뢰인이 짊어져야 한다. 특히 마약 사건과 같이 중한 처벌이 예상되는 범죄 대응에서는 신뢰가 생명이다.

 

구체적인 약물의 양, 종류에 따라 처벌이 현저히 달라져서 그렇다. 따라서 섣불리 형량을 줄이겠다고 변호사에게 구체적 사실을 숨겨서는 안 된다. 차라리 마약의 종류와 양을 솔직하게 말한 뒤 이를 줄여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어설프게 속이다가 오히려 실형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모든 변호사를 다 믿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믿을 수 있는 변호사를 찾기 위해 스스로가 꼼꼼하게 상담부터 받아봐야 한다.

 

이때는 숨김없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게 좋다.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현재 다투고 있는 사건은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알려야 알맞은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때 변호사가 어떤 태도로 답을 주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객관적인 근거나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지 않고 무작정 된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과감히 다른 데를 찾는 게 낫다.

 

만약 상담한 변호인이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지, 목표하는 부분은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말하고, 현실적인 한계까지 그어주는 곳이라면 믿음을 갖고 사건을 맡겨볼 만하다.

 

꼼꼼한 상담을 통해 믿을 수 있는 변호인을 만났다면 의뢰인 스스로도 변호인에 신뢰를 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의 전후 사정을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하게 정리해 변호인에게 전달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단순히 자신의 감정만을 얘기해서는 곤란하다. 변호인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사건은 경찰이나 검찰, 재판부가 인정해 줄 리는 만무하다. 그런 만큼 변호인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감정보다는 사실관계를 상세하게 알리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모으는 게 좋다.

 

더불어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이 역시 솔직하게 알려야 한다. 기억나지 않는 사안을 어설프게 안다고 했다가 조사가 시작되면 전혀 반대되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변호인의 조력은 무력해지고 불리해지는 건 결국 본인이다.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변호사를 믿고, 서로의 신뢰를 쌓는 데 더 집중해보면 어떨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