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가 되어준 사람에게 (포항교도소)

 

같은 하늘 아래 있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여보. 다른 평범한 부부들과는 달리 같이 이곳에 온 부부는 얼마나 될까? 아니, 다른 평범한 부부들처럼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우리의 섣부른 판단으로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상을 보내고 같은 시간에 잠든 지 어느덧 1년 7개월이야. 같은 하늘 아래 있지만 다른 곳에서 서로 떨어져 지내야하는 현실에 얼마나 눈물을 훔쳤는지 몰라.

 

여보! 아직은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멀지만, 언젠가 사회로 복귀하는 날 서로 꼭 안아주자. 떨어져 있는 동안 반성도 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돼주는 우리가 되도록 해!

 

멋모르는 20살이던 나를 성숙한 26살인 지금까지 사랑해 주고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 힘든 비바람을 잘 헤쳐나가면 그 끝엔 담대해진 내가 있을 거고, 여보가 있을 거고, 우리가 있을 거야. 비록 각자의 시간 속에 살고 있지만 행복할 우리를 위해 “잠시만 안녕”.

 

- 포항교도소에서 대구교도소에 있을 너에게, 사랑하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