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해외에서 가장 많은 납치·감금 피해를 겪은 국가는 캄보디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수익 일자리를 제시하며 한국인을 현지로 유인한 뒤 감금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는 캄보디아가 221건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 16건, 중국 14건, 필리핀 6건, 태국·멕시코가 각각 5건으로 뒤를 이었다.
실종 피해는 베트남이 1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146건), 중국(142건), 미국(136건), 필리핀(87건)에서도 다수의 사례가 보고됐다. 강도 피해는 필리핀이 17건으로 가장 많은 국가였으며 스페인 9건, 이탈리아·미국·칠레가 각각 8건이었다. 사기 피해는 중국(93건), 베트남(75건)에서 많이 발생했다.
캄보디아는 단순 납치·감금뿐 아니라 ‘고수익 해외 취업’ 등을 미끼로 한 조직적 범죄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실이 외교공관에서 받은 ‘동남아 취업사기·감금 피해 신고’ 자료에 따르면 올해에만 캄보디아에서 25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누적 신고는 468건에 달한다. 라오스(86건), 미얀마(28건), 태국(16건)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유사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올해만 놓고 보면 태국이 8건으로 캄보디아 다음으로 많았다.
강력범죄 피해는 동남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살인 피해는 미국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4건, 필리핀 2건이 뒤를 이었다. 독일,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1건씩 보고됐다.
반면 절도·분실 등 일상형 범죄는 선진국에서 많이 신고됐다. 절도는 이탈리아(705건), 스페인(640건), 프랑스(387건), 미국(160건) 순이었으며, 분실 신고는 일본이 185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1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11주간 ‘국외 납치·감금 의심 및 피싱범죄 특별 자수·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경찰은 이 기간 동안 접수되는 국외 납치·감금 의심 사건 전반을 시도경찰청 전담팀에 배당해 수사를 강화하고, 해외 거점 피싱조직에 대한 단속도 병행할 계획이다.
자수자는 공범·조직원 제보 내용 등에 따라 법적 절차 안에서 최대한 선처할 방침이며, 범죄 검거에 기여하면 최대 5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경찰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납치·감금·실종 등 중대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위험 상황이 확인될 경우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