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당시의 어린 얼굴을 중년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이 장기 실종자의 ‘멈춘 시간’을 현실로 끌어오며 가족 찾기의 새로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중구 남대문파출소 등 현재 전국 주요 경찰서 게시판에는 실종 당시 아동의 사진과 함께 ‘2025년 현재 추정 모습’이 함께 실린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해당 이미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AI 얼굴 복원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이 기술은 실종 당시 10대였던 이들의 얼굴을 50대 중장년의 모습으로 재현한다.
2015년 국산화된 이후 지속적으로 고도화된 얼굴 복원 기술은 2023년부터는 화질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향상시키는 ‘슈퍼 레졸루션’ 기술을 도입했다.
KIST AI·로봇연구소는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골격 변화와 주름 생성 방식, 이목구비 이동 패턴 등을 AI에 학습시켜 연령대별 얼굴 변화를 예측하도록 했다.
AI는 사춘기 이후 남성의 각진 턱선 형성, 여성의 얼굴선 변화, 중년 이후 나타나는 주름과 피부 변화 등을 통계적으로 반영해 실종 당시 사진을 현재 모습으로 변환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머리 모양과 복장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하면서 제작 시간도 대폭 단축됐다.
이에 따라 아동권리보장원은 현재 관리 중인 장기 실종 아동 189명 가운데 60명의 현재 추정 모습을 AI로 복원해 포스터로 제작했다.
보장원은 실제 포스터 제보를 통해 가족이 상봉하는 사례도 2∼3년에 한 번꼴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실종자 수색에서도 AI 활용은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는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이동 패턴을 학습해 CCTV 화면을 동시에 탐지하는 AI 동선 추적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이후 치매 노인과 극단 선택 위험군을 신속히 발견한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통신사에 이전돼 전국 확대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기준 1년 이상 발견되지 않은 장기 실종 아동·장애인은 1만417명에 이르며, 이 중 1128명은 20년 이상 실종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