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자 사회 복귀 잇는 다섯 번째 ‘희망센터’…사천에 문 연다

모범 수형자 취업 후 자율 통근…내년 2월 개소
밀양·아산·평택·홍천 이어…재범률 감소 기대

 

출소를 앞둔 수형자의 사회 적응과 자립을 지원하는 ‘사천 희망센터’가 내년 2월 문을 연다. 교도소 수형자가 출소 전부터 지역사회와 일터에 연결되는 중간처우 제도 확대 흐름 속에서 전국 다섯 번째 희망센터가 추가되는 것이다.

 

20일 진주교도소에 따르면 사천 희망센터는 2013년 밀양을 시작으로 아산·평택·홍천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개소하는 시설로, 2026년 2월 개소를 목표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사천 희망센터에는 모두 10명의 수형자가 입소할 예정이다. 입소자는 교정기관의 면담과 심사를 거쳐 도주 우려와 재범 가능성, 수용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된다.

 

선발된 수형자는 외부 기업에 고용돼 자율적으로 출퇴근하며 근무하게 된다. 근무를 통해 일정한 수입을 확보하고, 출소 이후에도 동일 기업과의 고용 연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희망센터 참여 기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추천한 업체 가운데 교정본부가 재정 건전성과 작업 환경 적합성 등을 심사해 선정한다.

 

사천 희망센터의 협력 기업인 효정산업기계는 중장비와 발전소 부품, 플랜트 설비, 원자력 발전소 서브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입소자들은 해당 작업장에서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하며 실제 산업 현장의 근로 경험을 쌓는다. 근무를 통해 얻은 수입은 출소 이후 자립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된다.

 

희망센터 생활은 일반 교정시설과는 다르게 운영된다. 입소자는 휴대전화와 체크카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여가 시간에는 생활관 내 체육시설 이용이나 자치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공용 공간에는 CCTV가 설치돼 직원의 관리와 지도를 받는다.

 

희망센터는 출소 전 일정 기간 교도소 밖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자율성과 책임감을 기르고, 사회 적응력과 자립 기반을 강화해 재범률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역 특성과 참여 기업의 산업 환경을 반영한 맞춤형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도 특징이다.

 

제도 도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반 수형자의 재복역률은 22.6%인 반면, 희망센터 참여자의 재복역률은 3.3%에 그쳤다. 참여자의 월평균 작업 장려금은 약 104만 원으로, 교도소 내 일반 작업 평균인 16만 원보다 6.5배 높은 수준이다.

 

참여 기업 측에서도 안정적인 인력 확보라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밀양·아산·평택 희망센터 참여 기업 가운데서는 출소 수형자 1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사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희망센터 확대와 함께 참여가 어려운 중·하위 등급 수형자를 위한 별도의 사회복귀 프로그램과 직업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6024명을 대상으로 용접과 자동차 정비, 건설기계 등 256개 과정의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교정 행정의 중심을 ‘시설 내 교화’에서 ‘사회 속 적응’으로 옮기려는 희망센터 제도가 사천 개소를 계기로 지역 기반 사회복귀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