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총경급 전보 인사를 단행하면서 윤석열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다가 좌천성 인사를 겪었던 경찰 간부들이 대거 요직으로 복귀했다.
경찰청은 26일 총경 472명에 대한 대규모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통상 총경급 정기 인사는 7∼8월 이뤄져 왔으나 지난해 비상계엄 여파 및 지난달 '헌법존중정부혁신태스크포스(TF)'가 발족하며 인사가 약 5개월 늦춰진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감사·수사·정보·치안 현장 전반에 걸쳐 폭넓게 이뤄졌으며, 서울 지역 경찰서장도 대폭 교체됐다.
2022년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이은애 경기북부청 여성청소년과장은 경찰청 내 요직으로 분류되는 감사담당관으로 이동했다.
이 총경은 당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으로서 총경회의 참여는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개혁 이슈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신 발언을 이어온 인물이다. 이후 2023년 2월 경찰인재원 교육행정센터장으로 발령받으며 사실상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같은 총경회의 참석 이후 인사 불이익 논란에 휘말렸던 간부들의 복귀도 이어졌다. 우상진 경찰대학 운영지원과장은 서울청 치안정보분석과장으로, 하지원 경찰청 교육정책담당관실 총경은 구로경찰서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서울 지역 경찰서장 인사도 대폭 조정됐다. 전체 31개 경찰서장 가운데 19명이 교체되며 절반 이상이 물갈이됐다. 12·3 비상계엄 국면 당시 “내란에 동조하겠다”는 발언 의혹을 받고 있는 김완기 마포경찰서장은 제주경찰청 홍보담당관으로 전보됐다. 김완기 서장은 해당 의혹을 부인 중이다.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서 공보를 담당했던 김산호 경찰청 안보수사지휘과장은 서울 중부경찰서장으로, 주진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과장은 서초경찰서장으로 이동했다. 이준호 서울청 112종합상황실 상황팀장은 마포경찰서장으로 발령됐다.
이 밖에 종로경찰서장에는 이철희 서울청 제7기동대장, 영등포경찰서장에는 김철수 경찰청 상황팀장, 강남경찰서장에는 주승은 경찰청 청소년보호과장이 각각 임명됐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에 관여해 공석이 된 국회경비대장에는 유토연 전남경찰청 홍보담당관이 배치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정보 기능을 비롯한 주요 보직에 높은 수준의 인적 쇄신이 이뤄진 게 눈에 띄는 부분"이라며 "서울 지역 경찰서장을 비롯한 여성 지휘관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한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