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장비 공사 계약을 미끼로 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아 챙긴 대학교 직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2부(박정홍 부장판사)는 배임수재와 부정정착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억84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울산의 한 대학교 전산 부서 팀장인 A씨는 공사 입찰 방식과 예산액을 사실상 결정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2021년 1월 장비 공급업체 대표 B씨에게 “공사 계약을 체결해 줄 테니 공사대금의 5%를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이를 받아들이자 A씨는 공사 입찰 공고에 앞서 B씨에게 견적서를 미리 전달했다. 이후 A씨는 해당 대학 네트워크 장비 공사 입찰에서 B씨 업체가 유리하도록 입찰 조건을 설정했다.
A씨는 또 B씨 업체가 지역 연고지 요건 등으로 탈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B씨가 다른 업자 C씨와 공동 설립한 또 다른 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조건을 설계했다. 그 결과 형식상으로는 서로 다른 회사였지만 실질적으로는 B씨가 운영하는 두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 A씨는 2024년 2월까지 14차례에 걸쳐 B씨 측 업체가 총 46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왔다. 그 대가로 A씨는 B씨와 C씨로부터 현금 1억8400만원을 받았고, 추가로 4000만원을 더 받기로 약속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대학의 내부 감사에 대비해 법인사무국 직원 계정으로 내부 이메일 전산시스템에 접속한 뒤 ‘감사보고서’ 파일을 무단으로 열람·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적인 해외 출국을 하면서는 마치 공적인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처럼 허위 출장 서류를 제출해 대학으로부터 출장비 등 명목으로 830여만원을 부당 수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입찰 절차의 공정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피고인이 범행을 주도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장기간 구금 생활을 하며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대학 측에 피해를 변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한편 A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