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재조명…국회 청원 열흘 만에 2만6000명 동의

자매 잇단 사망 뒤에도 수사 공백 논란

16년 전 집단 성폭력 피해 이후 자매가 잇따라 숨진 이른바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열흘 만에 2만6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 청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동의 수 2만6000명을 넘어섰다.

 

청원인 조모 씨는 “2004년 단역 배우였던 피해자가 보조출연자 반장 등 12명에게 수십 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제적인 고소 취하 경위와 공권력의 대응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건은 2004년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 A씨가 기획사 반장과 캐스팅 담당자 등 12명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들과의 대질신문을 요구받았고 경찰로부터 가해자들의 신체 특징을 묘사하라는 요구를 받는 등 2차 피해를 겪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협박을 이유로 2006년 고소를 취하했고, 수사기관은 가해자 전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09년 극단적 선택을 했고 언니에게 단역배우 일을 소개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생도 뒤이어 숨졌다. 두 딸의 사망 이후 아버지도 충격으로 뇌출혈을 겪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장모 씨는 2014년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장 씨는 이후 해당 기획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 씨는 현재도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청원은 국회 청문회 개최와 특별검사 도입을 통해 사건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요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