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무죄 판단된 동일 혐의로 재기소될 가능성은?

 

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사기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기죄 부분은 현재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 중입니다.

 

사기죄로 구속되기 이전, 저는 성매매 알선 행위에도 관여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경찰은 원래 성매매 알선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다가, 이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무실에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성매매 알선 장부가 함께 압수되었습니다. 이후 검찰은 기존의 사기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더해 성매매 알선 혐의까지 포함해 기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해당 성매매 알선 장부는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위를 벗어난 증거라는 이유로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되었고, 그 결과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거 함께 성매매 알선에 관여했던 공범들에 대해 다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점이 궁금합니다.

 

이미 압수수색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증거로 판단되어 무죄가 선고된 성매매 알선 장부에 대해 저에게 다시 동일한 혐의로 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또는 해당 장부가 공범들에 대한 수사나 기소 과정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귀하가 문의하신 쟁점은, 이미 1심에서 ‘성매매 알선’ 부분이 무죄로 판단된 상황에서 귀하에게 동일한 성매매 알선 혐의로 다시 기소가 가능한지, 그 과정에서 문제 된 ‘성매매 알선 장부’가 공범들 사건의 수사·기소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로 정리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매매 알선 무죄가 확정되었고 새로 제기되는 공소사실이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귀하에 대한 재기소는 원칙적으로 일사부재리에 반하여 허용되기 어렵습니다.

 

영장 범위를 벗어나 압수된 장부 자체를 공범 사건의 유죄증거로 사용하는 것도 영장주의·위법수집증거 배제 및 별건 증거사용 제한 법리에 비추어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무죄가 확정되었는지, 동일사건인지, 공범 사건에서 장부 외에 독립적으로 확보된 증거가 있는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재기소(재소추) 가능성은 ‘확정판결’과 ‘동일사건’이라는 두 축으로 결정됩니다. 형사소송법은 “확정판결이 있은 때”에는 판결로 면소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같은 사건에 관하여 이미 확정판결이 존재하면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설령 공소가 제기되더라도 법원은 면소로 정리하게 됩니다.

 

여기서 ‘동일사건’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소사실(또는 범죄사실)의 동일성은 단순히 사회적·자연적 사실의 동일성만으로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그 사실 동일성이 형사절차에서 수행하는 기능(예: 기판력·일사부재리, 공소장 변경 한계 등)을 염두에 두면서 피고인의 행위와 사회적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따라서 검사가 형식상 일부 문구를 바꾸거나 죄명 표기를 달리하더라도, 실제로는 동일한 기간·장소·조직·역할분담·알선 방식 등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다면 동일사건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기간이나 범행구조가 실질적으로 분리되는 별개의 알선행위(예: 완전히 다른 시기·다른 영업라인·다른 알선 방식)라면 동일사건으로 보지 않을 여지도 생깁니다.

 

다음으로 실무에서 확인하는 것은 “성매매 알선 무죄가 이미 확정되었는지”입니다. 귀하는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라고 하셨지만, 한 판결에 여러 주문(일부 유죄·일부 무죄)이 있는 경우 주문별로 일부상소가 가능하고, 당사자가 상소하지 않은 부분은 분리 확정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840).

 

즉 검사가 성매매 알선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면, 사기·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다른 부분이 항소심에서 계속 중이더라도 성매매 알선 무죄 부분은 항소기간 경과로 확정되어, 그와 동일사건에 대한 재기소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차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검사가 성매매 알선 무죄 부분까지 항소하여 그 부분이 항소심에서 다투어지고 있다면, 그 단계에서는 ‘새로 다시 기소’가 문제 되기보다 기존 항소심에서 공소유지·증거능력·사실인정이 계속 문제 되고,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검사가 별도의 공소를 중복제기하는 방식으로 우회하기는 통상 적절한 절차가 아닙니다.

 

결국 귀하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성매매 알선 무죄 주문이 항소대상에 포함되었는지, 포함되지 않았다면 이미 확정되었는지입니다. 이제 장부의 증거사용 문제로 넘어가면, 먼저 ‘압수수색영장 범위’ 자체가 법적으로 매우 강하게 통제된다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검증을 허용하면서도 그 대상은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한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관련성’이란 “영장에 적시된 혐의사실을 증명하는 데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영장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고(필요하면 피의자와의 인적 관련성까지 고려), 단순히 동종·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되며, 범죄의 속성, 혐의사실 내용, 증거의 특징, 수사 경위, 수사기관 인식, 추가 수사의 개연성, 기본권 침해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도17385).

 

귀하 사건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을 이유로 발부된 영장 집행 과정에서 성매매 알선 장부가 함께 압수되었고, 법원이 이를 “영장 기재 범위를 벗어난 증거”로 보아 위법수집증거로 배제했다면, 그 판단은 곧바로 위 관련성 한계(제215조)와 위법수집증거 배제원칙(제308조의2)의 적용 결과로 이해됩니다.

 

공범 사건에서의 사용 가능성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별건 증거사용” 문제가 결합됩니다. 대법원은 영장주의와 강제처분 법정주의는 강제처분을 통한 ‘증거수집’뿐 아니라 그로써 획득한 증거의 ‘사용’까지 아우르는 기본원칙이라고 전제하면서, 수사기관은 영장 발부 사유가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가 없는 증거를 압수할 수 없고,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고서는 압수물 또는 압수한 정보를 그 영장 혐의사실과 관계가 없는 범죄의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이는 “영장에 적힌 혐의 A로 압수한 자료를 아무 절차 없이 혐의 B의 유죄증거로 전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귀하 사건에서 문제 된 성매매 알선 장부가 애초 영장 관련성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게 압수된 것이라면 그 자체로 증거능력이 취약하고(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설령 ‘일단 압수는 적법했다’는 전제가 가능하더라도 영장 혐의사실과 무관한 성매매 알선 사건(공범 사건 포함)의 유죄증거로 사용하려면 원칙적으로 별도의 적법절차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공범 사건에서 장부를 직접 증거로 제출·조사하는 시도는 2018도18866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저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재수사 국면에서는 ‘장부 그 자체’보다 ‘장부에서 파생된 2차 증거’가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장부 기재를 토대로 특정인을 불러 진술을 받거나, 장부에 적힌 계좌·전화번호를 기초로 금융·통신자료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적법절차 위반으로 수집한 압수물은 물론,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도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가 될 수 없고, 다만 예외적으로 2차 증거의 수집 경위에서 절차위반행위와의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는지, 위법의 정도와 성격은 어떠한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그러므로 공범들에 대한 재수사가 실제 진행된다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장부를 사실상 유일·핵심 단서로 삼아 공범을 특정하고 장부의 내용을 전제로 신문하거나 장부를 제시하며 진술을 유도하였다면, 그 진술 및 그로부터 파생된 자료는 위 전원합의체 기준에 따라 인과관계 단절이 쉽지 않아 연쇄 배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공범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 현장 단속 자료, 독립적으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에 의한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장부와 무관한 증거가 주된 증거로 자리 잡고, 장부는 단지 수사 방향을 ‘참고’한 정도로 기능했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다면(즉 독립적 원천·인과관계 희석·단절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면) 2차 증거 일부가 살아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공범 사건에서 장부의 영향력은 “장부가 없었더라도 동일한 증거가 확보되었을 것인지”, “수사기관이 장부 내용을 전제로 진술을 형성·강화했는지”라는 사실인정 문제로 수렴합니다.

 

끝으로, 귀하가 무죄를 받았는데도 국가가 이를 뒤집어 다시 처벌할 방법(예: 재심)이 있는지에 관해서도 검토해 보겠습니다. 재심은 원칙적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20조).

 

그리고 대법원도 형사소송법 제420조·제421조가 재심 대상을 “유죄의 확정판결 등”으로 한정하고 있는 이상, 그 범위를 벗어난 재심청구는 법률상 방식에 위반한다고 엄격히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4. 2. 13. 자 2003모464 결정).

 

따라서 성매매 알선 무죄가 확정된 경우, 검사가 재심을 통해 그 무죄를 유죄로 전환시키는 경로가 통상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현실적인 쟁점은 ‘검사가 그 무죄 부분에 대해 적법하게 항소·상고하여 확정 전 단계에서 다투고 있는가’ 또는 ‘확정 후 동일사건으로 재기소를 시도하는가’로 정리됩니다.

 

정리하면, ① 귀하에 대한 재기소는 성매매 알선 ‘무죄’가 확정되었고 새 공소사실이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원칙적으로 차단됩니다(동일성 판단 기준은 대법원 93도2080 전원합의체). 특히 한 판결의 일부 주문이 상소되지 않으면 분리 확정될 수 있으므로(대법원 99도4840), 귀하 사건에서는 검사의 항소범위에 성매매 알선 무죄 부분이 포함되었는지 여부가 선결적으로 중요합니다.

 

② 공범 사건에서 장부를 직접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영장 관련성 제한(형사소송법 제215조)과 위법수집증거 배제(제308조의2), 그리고 별건 범죄의 유죄증거로의 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대법원 2018도18866 판결 취지상 상당한 제약을 받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장부와 독립된 적법 증거를 별도로 확보하였다면 공범 사건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장부에서 파생된 2차 증거는 대법원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례 기준에 따라 인과관계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증거능력이 개별적으로 가려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