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의뢰인과 상담을 하다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의뢰인이 “이게 맞지 않나요?”라며 본인이 찾은 법률 지식을 내게 역으로 제시하신 것이다. 그런데 살펴보니 내용이 실제 법이나 판례와 전혀 맞지 않았다. 처음에는 내가 놓친 법 개정이 있었나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차분히 정리해 보니 대부분 AI의 설명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검색을 통해 접한 정보들이었다.
이유를 알게 되자 오히려 고개가 끄덕여졌다. 인터넷 검색, AI, SNS까지 더해지면서 법률 정보에 접근하는 통로가 그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문제는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그대로 사실처럼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딥러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고도로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조문을 실제처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다. 네이버 검색 상단에 노출되는 법률 게시글들 역시 상당수가 광고 목적의 글이고, 법률 카페에서는 회원들끼리의 경험담이나 추측을 섞어가며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흔하다. 이 과정에서 정보는 빠르게 퍼지지만, 정확성은 점점 희석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정보들이 단순히 ‘틀렸다’는 차원을 넘어 실제 법률 분쟁에서 당사자의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잘못된 정보를 믿고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거나, 반대로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심지어 일부 의뢰인들은 변호사의 설명보다 본인이 검색한 정보를 더 신뢰하기도 한다. 때문에 상담 시 “인터넷에는 이렇게 나오던데요”라는 말로 시작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SNS에서 숏폼 형태로 확산되는 ‘법률 뉴스’ 또한 다르지 않다. 한동안 온라인에서 “2026년에 달라지는 교통법규”라는 제목의 사진과 영상이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스쿨존 속도 제한이 20km로 강화된다거나,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이 0.02%로 조정된다거나, 보행자가 횡단보도 근처에만 있어도 차량이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었다. 그러나 해당 내용들 중 상당수는 실제 법 개정과 거리가 있거나, 기존 규정을 과장해 전달한 것에 가까웠다.
나 역시 이런 정보들을 접할 때면, 혹시 내가 놓친 개정이 있는 건 아닌지 판례 검색 사이트와 법령 정보를 다시 확인하곤 한다. 그만큼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진 시대다. AI 시대에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으로 변호사가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아직은 그 말에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내가 상담이나 Q&A 안내문에서 늘 사용하는 문구가 있다. “질문에 기재된 사실관계만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실제 결론은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히 면책을 위한 문구라기보다는, 상황마다 달라지곤 하는 법률 판단의 본질을 지적한 것에 가깝다.
잘못된 정보 그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을 자신의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 버리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인터넷에 게시된 법률 정보는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다루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사실관계의 작은 차이 하나가 판단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검색이나 AI를 통해 접한 설명을 ‘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답’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판단은 엇나가게 된다.
물론 AI나 검색을 통한 정보 접근 자체를 부정하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법률 정보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문제는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있다. 법률 정보는 ‘참고’할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내 사건의 결론을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이 모두 다르듯, 사건도 모두 다르다. 비슷해 보이는 사건이라도 기록을 들여다보면 차이가 있고, 그 차이가 결과를 바꾸기도 한다. 수많은 사건을 경험하다 보면 유사한 유형이 보일 때도 있지만, 결국 결론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에서 갈린다.
AI와 검색은 분명 유용한 도구다. 다만 그것이 ‘정답’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금의 법률 영역에서는, 사람이 사건을 보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분명히 남아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