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만 ‘슬쩍’ 불어넣고 버텨… 법원 “음주측정 거부 인정”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정황이 충분함에도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현장에서 소란을 피운 70대 남성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된 A씨(73)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14일 오후 10시 35분께 경기 남양주시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뒤, 경찰의 정당한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술에 취한 사람이 차량을 운전해 주차하고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얼굴에 홍조가 나타나는 등 음주 정황을 확인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경찰공무원이 호흡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경우 운전자는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호흡 측정을 요구했으나, A씨는 측정기에 입을 대는 시늉만 하거나 매우 짧고 약하게 숨을 내쉬는 행동을 반복하며 측정을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며 경찰관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정에서 “음주측정 요구에 응해 입김을 불어넣었지만 기기 문제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측정기 오류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나 구체적인 정황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명시적으로 측정을 거부하지 않더라도, 측정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불응하는 행위가 반복될 경우 음주측정 거부에 해당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인이 음주측정기에 입을 대고 1~2초간 약하게 숨을 불어넣는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한 사안에 대해 “객관적으로 음주측정 불응 의사가 명백하다”며 음주측정거부죄 성립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법 2023고정765).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각종 범죄로 20회 이상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음주운전은 물론 음주측정 거부로도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준법의식이 현저히 결여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이후에도 변명으로 일관해 반성의 태도를 찾기 어렵고, 재범의 위험성도 크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