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법인카드로 친언니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매일 2만원씩 점심값을 결제했다가 회계팀의 질책을 받았다는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명백한 규정 악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7일 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거 내가 잘못한 거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으로, 회사로부터 점심 식비를 법인카드로 제공받아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회사는 재택근무자에게도 점심 식비를 지원하되, ‘1일 2만원 한도 내에서 업무 시간 중 식비로 사용할 것’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A씨는 “집 근처에 친언니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매일 그곳에서 2만원씩 결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회계팀의 지적에서 불거졌다. A씨는 “회계팀에서 전화가 와 ‘매일 같은 곳에서 정확히 2만원씩 결제하는 사례는 처음 본다’며, 앞으로는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식대는 급여로 지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크게 혼이 났는데,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억울함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실제로 돈을 내고 식사를 했다. 식당이 친언니 가게였을 뿐”이라며 “언니가 나를 위해 2만원짜리 메뉴를 새로 만들긴 했지만, 실제로 판매되는 메뉴였고 캐시백이나 카드깡 등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만원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한도 내에서 식사했을 뿐인데,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업무상 횡령죄 성립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사내 규정 위반을 넘어 ‘불법영득의사’, 즉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 위탁 취지에 반해 자신의 소유물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인정돼야 한다.
판례는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면서 그 사용 경위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어려운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추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민의 박세희 변호사는 “A씨는 형식적으로 ‘1일 2만원 한도’를 지켰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규정 준수 여부보다 행위의 실질적 목적과 의도를 더 중요하게 본다”며 “친족과 사실상 공모해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메뉴를 만들고 매일 한도를 채워 결제한 행위는 회사의 이익이 아닌 개인과 제3자의 사적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카드는 회사의 업무 목적을 위해 사용돼야 하며, 개인적 편의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업무상 횡령 또는 업무상 배임으로 문제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카페 사장이 친언니이고, 2만원짜리 메뉴도 본인 때문에 만든 거라면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것”, “회계팀 입장에서 보면 명백한 규정 악용”, “2만원은 ‘최대 한도’일 뿐, 매번 꽉 채워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한 누리꾼은 "회사에서 2만원으로 책정해 준 건 최근 식대 평균이 1만 3000원 수준으로 올랐고 메뉴에 따라 그 이상이 될 수 있는데 1000~2000원 때문에 아쉬운 선택을 안 했으면 하는 '배려 차원'이었을 것"이라며 이제 너 하나 때문에 모든 직원에게 '식대 금액 준수와 법인카드는 회수' 규율이 생길 거다"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