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불법 대출' 전 메리츠증권 임원 징역 8년 선고

내부 정보로 가족 부동산회사 운영
대출 알선한 前직원도 나란히 실형
法 “범행 주도, 죄질‧죄책 무거워”

 

재직 당시 알게 된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대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리츠증권 전 임직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증재·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메리츠증권 상무보 50대 박모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메리츠증권 직원 50대 김모씨와 40대 이모씨에게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김씨에게 벌금 5억원과 추징금 4억6178만여원을, 이씨에게는 벌금 4억원과 추징금 3억8863만여원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해 “피고인은 김씨와 이씨의 상급자로서 이들을 통한 범행을 주도했고 막대한 범죄수익을 사실상 독차지한 인물로 그 죄질과 죄책이 훨씬 더 무겁다”고 했다.

 

이어 “자본시장법상 교류 차단 대상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득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 범행까지 저질렀고, 범행이 매우 중대함에도 범행 전부를 부인하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와 이씨에 대해서는 “상급자인 박씨의 요구에 따라 범행에 가담하게 됐고 사건 매각 딜 성공으로 박씨가 얻은 경제적 이익에 비해 비교적 적은 이익을 취득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의 범행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청렴성과 직무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금융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교란한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증권사 재직 시절 취득한 직무상 정보를 활용해 부동산을 매매했고 이 과정에서 약 100억원 상당의 매매 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가족 명의 회사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했고 부동산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 2014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메리츠증권이 대출을 중개하는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차익을 거둔 박씨는 대출을 알선해 준 김씨와 이씨에게 수억원을 건넸고 김씨와 이씨는 이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3년 8월 16일부터 9월 22일까지 메리츠증권에 대한 기획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수십억원대 수익을 거둔 정황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2024년 5월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인들의 방어권 보장 필요 등을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