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직후 태어난 신생아에게 아무런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형사처벌이 가능할까.
법원 판례와 관련 법 규정에 따르면 친모가 출산 직후 신생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아동학대치사가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구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아동학대살해까지 인정될 수 있어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출산 직후 신생아는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친모에게는 법적으로 보호의무가 인정된다.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보호자가 아동의 생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 이를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출산 직후 상황에서는 ▲119 신고나 병원 이송 요청 ▲체온 유지 ▲호흡 확인 등 최소한의 구호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법원은 보고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이러한 법리가 확인된다.
2024년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형사부는 출산 직후 신생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친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갓 태어난 영아는 저체온이나 호흡곤란 등으로 언제든지 사망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직계존속으로서 체온을 유지하고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 생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신생아가 울지 않고 호흡이 없는 것 같은 이상 증세를 발견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장시간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아동학대치사 책임을 인정했다.
유사한 판단은 다른 사건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도 화장실에서 출산한 뒤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에서 친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산 직후 어머니로서 당연히 취해야 할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갑작스러운 출산 상황에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을 가능성은 있지만 신생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는 이러한 행위가 ‘부작위에 의한 범죄’로 평가된다. 형법상 유기죄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호 없는 상태로 두어 생명이나 신체를 위험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적극적인 행위뿐 아니라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방치 행위(부작위)로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법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범죄 성격을 둘러싼 법적 쟁점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아동학대치사인지 아동학대살해인지 여부다. 갑작스러운 출산과 심리적 충격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보통 아동학대치사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신생아가 사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구조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살해, 즉 아동학대살해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쟁점은 방치 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다. 즉 적절한 구조 조치를 했더라면 신생아가 생존할 가능성이 있었는지가 법적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를 위해 법원은 부검 결과와 의료 기록, 발견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법무법인 민의 박세희 변호사는 “출산 직후 화장실 등에서 아이를 낳은 뒤 구조 요청이나 병원 이송 같은 최소한의 조치를 하지 않고 장시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은 보통 보호자의 유기·방임 행위로 평가돼 아동학대치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신생아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구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부작위에 의한 살해, 즉 아동학대살해까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