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는 형사재판에서 양형 주장으로 자주 언급되는 ‘수사 협조’에 대해 많이 받는 질문들을 추려 정리해 보았습니다. 수사 협조란 말 그대로 수사기관에 출석해 범행에 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실을 밝히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양형 요소로서의 수사 협조는 단순한 자백을 넘어, 범죄의 전모가 밝혀지고 공범이 형사소추되거나 형사소추가 가능할 정도로 수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저희 법인이 많이 다루는 조직범죄나 마약 사건에서는 중요한 감경 요소로 고려되는 만큼 관련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요. 이에 자주 묻는 내용들을 정리했으니 유사한 상황에 놓인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Q1. 변호사님, 저는 필로폰 투약과 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혐의에 대해서는 전부 인정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마약 사건은 공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제가 조사받으면서 같이 투약한 것은 아니지만 구매할 때 함께했던 사람에 대해 진술하였습니다. 이것도 공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A1. 과거 마약 사건에서는 적극적인 수사 협조를 ‘공적’이라고 표현했고, 마수대 수사관이 공적서나 공적확인서를 직접 작성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방식으로 공적서를 작성해 주는 경우가 드물고, 통상 피고인 측에서 법원에 수사 협조에 관한 사실조회 신청을 하고 수사관의 회신을 통해 피고인의 협조 여부를 재판부가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우선 질문자께서 필로폰 매매에 가담한 공범에 대해 수사기관에 진술하며 정보를 제공했고, 공범의 인적 사항과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면 수사 협조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약 범죄는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특성상 적발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법원 양형 기준에서도 ‘중요한 수사 협조’를 특별감경 인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의자가 진술하기 전에 이미 경찰이 공범에 대해 상당 부분 혐의를 특정한 상태였다면 단순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검거에 직접 기여하거나, 기소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제공해야 수사 협조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수사 협조를 할 때 유의할 점은 감형을 목적으로 새로운 마약 범죄를 유발한 뒤 이를 수사기관에 알린 경우 감경 사유로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별도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수사기관과 법원도 공적을 사고팔거나 공적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범죄를 유발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정보를 알게 된 경위를 면밀히 따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무리하게 수사 협조를 하기보다는 원칙적으로 자신의 상·하범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하는 등 알고 있는 범죄 사실을 제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협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리스크가 없는지 반드시 전문가와 사전에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저희 법인에서는 구체적인 협조 내용을 확인한 뒤, 사실조회 사항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성해 법원에 제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경찰이 참고인으로 빼내줄 것이라 했더라도 곧이곧대로 믿는 건 분명한 리스크가 있습니다.
Q2. 저는 과거 노쇼 사기 조직에서 상담원으로 일을 하여 구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있던 조직은 아니지만, 제가 그 조직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다른 장집 조직원이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이를 제보하면 제 사건과 관련이 없어도 수사 협조로 인정될 수 있나요? 그리고 제가 제보한 사실을 상대가 알 수 있나요?
A2. 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과 같은 조직적 사기 범죄에서는 검거에 대비해 공범끼리도 가명을 사용하고 인적 사항을 철저히 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보를 통해 경찰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으므로, 함께 일한 조직원이나 상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수사 협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앞서 말씀드린 마약 사건과 마찬가지로 조직적 사기 범죄 역시 대법원 양형 기준에서 특별양형인자 감경 요소로 ‘자수, 내부 고발 또는 사기범행의 전모에 관한 완전하고 자발적인 개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내부고발자로서 조직과 조직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조직이 완전히 와해되지는 않더라도 함께 일한 공범이 특정되고 검거된다면 수사 협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제공했더라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피의자 검거에 특별히 기여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서 수사협조서를 작성해 주지 않거나 부실한 내용으로 회신하는 경우도 있어, 사실조회 신청 전 수사관과 미리 소통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현재 질문자께서는 별개 조직의 조직원에 대한 제보를 고민하고 계신데요. 질문자의 혐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직이라 하더라도 정보 제공을 통해 수사기관이 해당 조직의 조직원을 검거할 수 있다면 이 역시 수사 협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질문자의 진술만으로 별개 조직에 대한 수사가 실제로 개시될 수 있는지는 제공 가능한 정보의 구체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미리 검토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 저희가 진행한 사건을 보면 공범이나 타 조직에 대해 진술하려 할 때 많은 의뢰인들이 보복을 우려하거나 자신의 진술 내용이 모두 공개될까 걱정하십니다.
재판에서 증거로 제출되어야 하므로 상대방이 진술의 존재와 내용에 대해서 확인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수사기관에 요청해 ‘가명’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신원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만 제보 내용만으로 특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 또한 사전에 전문가와 진술 방식에 대해 논의해 보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Q3. 저는 딱히 수사기관에 어떤 정보를 제공한 건 아닌데요. 그렇지만 경찰서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제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서는 다 솔직하게 진술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사협조서를 받을 수 없나요?
A3. 질문자처럼 혐의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성실히 수사에 임한 경우, 이러한 사정이 양형 이유로 판결문에 기재되기도 하니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출석해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수사관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며 휴대폰·PC·계좌 정보 등을 제공했다면 이는 형법 제51조의 양형 조건 중 ‘범행 후의 정황’과 관련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지금까지 설명한 ‘수사 협조’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단순히 자백하고 성실히 답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 협조로 인정받기 어렵고, 따라서 사실조회 신청을 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 경우에는 이미 증거로 제출되어 있는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Q4. 변호사님, 저의 진술을 통해 공범들이 검거되어서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저에게 불리해지는 상황이 생기거나 제가 증인 출석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나요?
A4. 보통은 수사에 협조한 사람보다 제보 대상이 된 사람이 나중에 재판을 받기 때문에, 수사 협조자가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검거된 공범들이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질문자의 진술 내용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증거 부동의 의견을 밝히는 경우, 질문자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으로서 공범들의 재판에 출석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사 협조 과정에서 본인의 행위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잘못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까지 드러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수사 협조가 추가 사건으로 이어져 처벌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 중에는 수사 협조 자체를 고민하시기도 하는데요. 수사 협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관련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사전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형사사건에서의 ‘수사 협조’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수사 협조는 사안에 따라서는 중요한 감경 요소로 작용하여 재판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수사 협조가 인정되는 사례와 인정받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방향을 설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수사 협조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고,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 상담 신청을 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