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에 마약 타고 스크린 조작까지…내기골프로 7400만원 가로챈 일당

마약 탄 음료로 집중력 떨어트려
샷 직전 리모컨으로 화면 조작도

 

내기 골프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 음료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타거나 스크린골프 화면을 조작해 판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사기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주범인 50대 남성 A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수도권 일대 스크린골프장에서 피해자들과 내기 골프를 하며 10차례에 걸쳐 약 7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골프 동호회 모임이나 단골 골프장에서 경제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내기 골프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일당은 매번 공범 3~4명이 함께 게임에 참여해 한 명이 피해자의 시선을 끄는 사이 다른 공범이 음료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타 집중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을 마신 피해자는 무기력감 등 신체 이상 반응을 느끼거나 평소보다 저조한 게임 결과가 반복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피해자가 게임 장면을 촬영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불면증 등을 이유로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속된 피의자 2명은 과거 유사한 수법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당은 게임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스크린골프 장비도 이용했다. 컴퓨터에 USB 수신기를 미리 설치한 뒤 피해자가 공을 치기 직전 고개를 돌리는 순간 리모컨으로 스크린 방향을 원격 조정해 공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 도구로 사용한 만큼 피해자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라며 “친목을 빙자한 과도한 내기 스포츠가 범죄 표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