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오세훈 힘겨루기 격화…이정현 공관위원장 사퇴에 국힘 공천 혼란

오세훈, 혁신선대위·인적 쇄신 요구
장동혁 “공천은 공정이 생명” 강조
당내선 ‘플랜B 후보론’도 거론 확산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80여일 앞둔 상황에서 공관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당의 선거 준비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신청 불발과 공천 방식에 대한 공관위 내부 이견 등이 사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장이 생각하는 방식과 공관위원들 사이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며 “서울 문제는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대구나 부산 공천 방식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공천 문제와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위원장에게 직접 취재해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8일까지였던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신청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장동혁 대표가 당내 징계 논의를 보류하겠다며 유화 메시지를 내놓자 공관위는 12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기로 했지만 오 시장은 끝내 신청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장 대표가 윤리위 활동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그 정도로는 노선 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노선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 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혁신 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에 출범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와 혁신 선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울과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혁신 선대위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얼굴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했고,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장 대표가 혁신 선대위 구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오 시장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오 시장의 공천 미신청과 관련해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당권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오 시장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의원은 “오 시장이 불출마를 위한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며 “이 상황에서 계속 요구를 받아들이면 당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는 “오 시장의 경쟁력이 이미 약해졌다는 판단도 있다”며 “안철수·신동욱 의원 등을 설득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한편 장 대표와 오 시장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관위원장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의 공천 작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공천 면접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이 위원장의 복귀를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장 대표는 “오전 9시 10분쯤 보고를 받았고 바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가 꺼져 있었다”며 “연락이 닿는 대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