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법원에서 의료사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 중 가장 많은 장소는 수술실이었으며,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와 성형외과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법원 판결문을 전수 분석한 첫 통계 결과다. 15일 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2019~2023년 전국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문 172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경찰·검찰 통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법원 자료로 형사처벌 실태를 실증적으로 파악한 첫 사례다. 분석 결과 1심 기준 유죄는 123건(71.5%), 무죄는 48건(27.9%)이었다. 사건 장소는 수술실이 72건(37.5%)으로 가장 많았고, 시술실(19.3%), 응급실·입원실·치과진료실(각 10.8%), 내시경실(8.4%) 순이었다. 사고 당시 의료행위 유형은 수술이 68건(25.8%)으로 최다였으며, 시술(15.5%), 약물 투여(14.8%), 검사 결과 판독·대응(9.1%)이 뒤를 이었다. 피해자의 60.4%는 신체적 손상을, 38.5%는 사망을 입었다. 피고인 진료과목은 정형외과(15.6%)와 성형외과(15.1%)가 가장 많았다. 이어 내과(10.9%), 신경외과·치과(각 6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단독 접견실 이용 등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서울구치소장이 전격 교체됐다. 법무부는 14일 김현우 서울구치소장을 안양교도소장으로 전보하고, 김도형 신임 소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특혜 의혹에 따른 문책성 조치로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는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팀의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뒤에도 “전체 구속 기간 중 변호인 접견 시간이 395시간 18분, 접견 인원이 348명에 달했다”며 “특검 소환조사에 불응하면서 구치소 내에서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등 각종 특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SNS를 통해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악용해 특혜를 누린 것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이날부터 윤 전 대통령에게 단독 변호인 접견실 제공도 중단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수용 처우와 관련한 논란에 대응하고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액상 전자담배에 마취 효과가 있는 전문의약품을 섞은 신종 마약을 강남 유흥업소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부정의약품 제조·유통책 A씨(구속)와 밀수입책 B씨 등 10명을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총책인 프랑스 국적 남성과 미국 국적 여성 부부는 현재 태국으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를 홍콩에서 밀수입한 뒤, 시중에서 판매되는 액상 전자담배와 혼합해 전자담배 카트리지 987개를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전신마취 유도제이며, 프로폭세이트는 ‘물고기 마취제’로 알려진 전문의약품이다. 이 약물은 홍콩에서 ‘우주오일’(Space Oil)이라는 이름으로 전자담배 형태로 유통돼 사회적 문제가 됐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국내에도 처음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책들은 강남 유흥업소에 손님으로 위장해 출입하면서 종사자들에게 무료 샘플을 제공하며 판매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이 아니다”, “검출되지 않는 약물이다”라며 안심시키고, 심지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 소재 인테리어 업체 ‘21그램’과 관련자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1그램은 윤석열 전 대통령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한 업체로,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발표에서 21그램이 계약도 체결하기 전 공사를 시작했고, 무자격 15개 업체에 하도급을 맡기는 등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21그램은 사실상 관저 공사를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2022년 4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요청을 받고 800만 원대 샤넬 가방을, 같은 해 7월에는 1,200만 원대 샤넬 가방을 각각 다른 매장에서 구입한 뒤, 85만 원과 200만 원 상당의 추가금을 얹어 신발 1켤레와 가방 3개로 교환했다. 특히 두 번째 매장 방문 때는 21그램 대표의 아내 조 모 씨가 동행해 웃돈 결제를 직접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
빌라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 불을 질러 주민 1명이 숨진 화재를 낸 3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김현지 판사는 12일 중실화,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이 부과되지 않는다. A씨는 지난 4월 29일 낮 12시 40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빌라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불을 피웠다. 차량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 건물로 번졌고, 2층에 거주하던 주민 B씨(40대·여)가 전신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밖에도 연기를 마신 주민 6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로 차량 8대와 건물 일부(609㎡)가 불에 그을려, 소방서 추산 약 1억 106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죽으려는 마음에 차 안에서 불을 피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에게 금고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증 우울증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지만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지 않은 채 번개탄을 사용해 차량과 건물에 큰 화재를 일으켰다”며 “화재 발생 이후에도 진화 시도를 하지 않아 피해가 확대됐고, 이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기기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업체 대표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11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동일한 의료기기법 위반 행위를 반복해 왔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A 씨 측 변호인은 “허가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광고·판매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행위의 목적이 인명을 구하려는 데 있었고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영리보다는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선처를 요청했다. 피고인도 “국민의 생명과 국가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관대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A 씨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지 않은 채 ‘코고리 마스크’ 등 3종의 의료기기를 광고·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해당 제품이 코에 걸기만 해도 코로나19 등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전 세계 인류를 구하려고 개발한 것”이라며 “제품에 문제가 없는데도 고발한 식약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A 씨에 대한
‘옥바라지 카페’의 실체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기존 회원과 광고주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운영진이 회원 등급제를 대폭 개편해 게시글 접근 조건을 강화하자, ‘정보 공유’라는 본래 취지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0일 『더 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옥바라지 카페 운영진은 최근 회원 등급 규정을 변경해 일반 회원이 게시글을 열람하려면 방문 수 300회, 게시글 작성 30개, 댓글 작성 500개를 충족해야 하도록 했다. 또한 글을 작성할 때 ‘회원 등급이 높은 사람만 열람 가능’ 설정을 권장하고 있다. 기존에 누구나 볼 수 있었던 게시글 상당수가 사실상 ‘잠금’ 상태로 전환된 셈이다. 최근 카페의 본래 목적이 단순 광고가 아니라 변호사 알선을 위한 구조라는 정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운영진이 ‘내부 검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 회원이 수감 중인 가족의 생활과 교정시설 내부 특징을 상세히 게시했다가, 누군가 해당 내용을 교정당국에 제보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일부 회원들은 “윤석열 때문에 방이 깨졌다”, “동부구치소에서 수용자들을 교대 수면시킨다” 등 허위의 글을 가족이 게시할 경우, 교정본부에 이를 신고하
구치소에 수감 중인 한 수용자가 약속된 수임료 지급일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가 일방적으로 사임계를 제출한 뒤 소송서류를 건네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5월 8일 서울 서초동 소재 G법무법인 소속 B변호사에게 형사사건을 의뢰하며 매달 15일 수임료를 분납하기로 계약했다. G법무법인은 하남과 마곡에 분사무소를 두고 있다. A씨는 “5월 23일 첫 면회 후 약속된 금액을 지급했다”며 “6월 10일 다음 면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변호사가 일방적으로 면회를 취소하고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사임 사유를 확인하기 위해 B변호사에게 편지를 보냈고, 돌아온 답변은 “신뢰가 깨져서 변호를 계속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G법무법인 관계자는 더 시사법률에 “의뢰인이 수임료를 늦게 납부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는 “계약 당시 매달 15일에 입금하기로 약정했고, 첫 납부일 이후 6월 15일이 돼야 두 번째 입금이 예정돼 있었다”며 “그런데 6월 10일, 아무 말 없이 사임계를 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7월 16일 증인신문이 예정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최강욱 전 의원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명단을 심사했다. 회의는 오후 2시부터 5시 20분까지 약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됐으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법무부·검찰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5인이 참석했다. 사면심사위는 조 전 대표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최 전 의원의 사면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사면이 최종 확정되기 위해서는 오는 1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내년 12월 만기 출소 예정으로 형기의 약 32%를 채운 상태다. 아내 정 전 교수는 징역 4년형을 확정받고 복역을 마쳤으며, 이번에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최강욱 전 의원은 2017년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이번 사면
사법시험(사시)은 한때 단 한 번의 합격으로 평생의 부와 명예를 보장받을 수 있는 한국 사회 대표적인 ‘계층 이동 사다리’로 꼽혔다. 그러나 극소수만이 올라탈 수 있는 ‘좁은 사다리’였던 만큼 부작용도 컸다. 합격률은 2%대에 불과했고, 탈락자가 대다수인 구조 속에서 취업 시기를 놓친 ‘고시 낭인’이 양산됐다. 법률 전문가를 양성하기보다는 탈락자를 솎아내는 시험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정부와 국회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과 함께 사법시험 폐지를 공식화했다. 합격자 수는 2009년 1,000명에서 2016년 100명으로 줄었고, 2017년 59회를 끝으로 사라졌다. 로스쿨 제도 도입 후 약 2만명의 법조인이 배출됐다. 해방 이후 사시 합격자 규모에 버금가는 숫자다. 변호사 공급이 늘면서 법률 서비스 접근성이 높아졌고, 변호사 보수 수준도 낮아졌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개업을 접은 변호사가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었다. 반면 3년간 정규 교육과정 의무화로 기회 문턱이 높아졌다는 비판도 거세다. 수천만 원대 학비, 해마다 누적되는 불합격자, 20대 중심의 합격자 선발 구조 등이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는 지적의 근거다. 사법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