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절차의 첫 단계인 수사 단계에서는 경찰, 검찰이 전면에 나서 피의자의 혐의를 조사한다. 물론 이 단계에서도 피의자는 변호인을 선임하여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실무에서는 말처럼 쉽게 보장받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지면 피의자가 무엇 하나 제대로 따질 틈도 없이 빠르게 절차가 진행되기에 방어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 채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는 통보 없이 갑자기 검사실로 불려 가게 되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다. 이렇듯 수사 단계에서는 현실적으로 피의자가 수사기관과 대등한 수준에서 대응하기 어려운데, 그렇기에 공정한 형사 절차가 되기 위해서는 재판 단계만큼 더더욱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우선으로 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형사사법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피고인과 검사가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주장과 입증을 한다는 ‘무기대등(武器對等)’의 원칙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고민하며 제도를 발전시켜 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재판’이야말로, 공정한 형사 절차의 핵심인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특별할 것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
항소심은 단순히 1심 판결을 다시 반복하는 절차가 아니다. 재판부는 “이 판결이 왜 잘못됐는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새로운 자료와 논거를 요구한다. 1심과 다른 새로운 근거가 없으면 대부분 항소는 이유 없음을 이유로 기각된다. 감형을 바란다면, 원심에서 제출하지 못한 새로운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처벌불원서, 피해자와의 합의서, 진심이 담긴 반성문, 가족이나 지인의 탄원서 등 양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떤 요소든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특히 1심에서 전략 없이 억울함만을 호소하거나, 단순 부인만 반복했던 경우라면 그 전략부터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은 사정이 있었다면, 변호인과 그 사유를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정리하고 새롭게 합의 시도를 하거나 재판부가 참작할 만한 설명을 준비해야 한다. 항소심은 감정이 아니라 논리와 자료로 말해야 하는 절차다.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면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은 기록을 다시 보는 것이 먼저다. 원심 변호인의 변론 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부터 파악하고, 그것과 다른 각도에서 사건을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 원심 변호인이 어떤 쟁점을 중심으로 다투었는지 확인하고, 그와 다른 관점
법정은 아주 독특한 자기장을 뿜어내는 곳이다. 일반적인 공공기관 청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분위기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묘하게 불편하게 만드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좁은 공간에서 어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판사가 있고(거울이 없으니 판사 본인은 그냥 포커페이스이겠거니 생각할 때가 많다. 나도 그랬다), 말을 하거나 다리를 꼬면 경위가 바로 다가와서 귓속말로 주의를 준다. 검사의 표정은 더 불편할 때가 많다. 경직된 표정의 판사와 검사가 회전 버튼을 누른 선풍기 머리처럼 좌우로 천천히 오가고, 경위가 이따금 다가와 귓속말로 눈치를 주는 법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정 분위기가 그렇게 불편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의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상대가 거짓말을 할까 봐, 갑자기 난동을 피울까 봐 경계하는 것이다. 서로 신뢰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라면 사뭇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침묵 대신 웃음꽃이 피고, 말투와 시선에 냉기 대신 온기가 담기고, 경직된 자세로 앉으라고 강요하는 대신 이완된 모습으로 있을 것이다. 법정은 양측이 대결을 펼치는 ‘코트(Courthouse)’이지만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테니
Q.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어떤 곳인가요? A.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마지막 사회 안전망이자 재범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법무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재범을 방지하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공단은 보호관찰 대상자나 출소자 등 이른바 ‘법무보호대상자’에게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자립을 돕고, 궁극적으로 사회의 안전과 공공복지를 증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범률 문제는 주거, 생계, 일자리 문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단은 이에 대응해 출소자 및 보호대상자의 자립을 지원하고, 재범 방지를 위한 체계적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 적응을 돕는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내를 전담해 돌보다 보니 자연스레 집에 붙어 생활하는 시간이 늘었다. 활동량이 줄어들어 체중은 조금씩 늘고, 컨디션도 예전 같지 않아졌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보니 ‘이러다 정말 병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결심했다. 아내가 아침에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시간에 틈을 내어 동네 뒷산이라도 오르기로 한 것이다. 2년 만의 산행이었다. 부지런히 걸으면 왕복 1시간 코스인데, 그동안 체력이 부실해졌는지 절반만 갈 수 있었다. 정상에 있는 팔각정을 찍고 하산하는 길에 운동기구를 비치해 둔 곳이 보였다. 근처에는 앉았다 갈 수 있는 벤치가 있었는데, 그 벤치 위쪽으로는 소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런데 그 소나무의 가지가 뚝 부러져 있었다. 그 부러진 가지를 보니 20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시절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 전에 뒷산을 오르곤 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서라도 산에 오를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 시간인데도 산에는 항상 어르신들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은 그 많던 어르신들이 통 보이질 않고 분위기가 묘하게 스산했다. 간혹 보이는 사람들도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고 있었다. 집에 돌아갈까 하다가 정상까지 오른 후 내려가는데 벤치 옆에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은 단순히 피고인의 진술이나 호소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재판 구조상 유죄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에만 무죄가 선고된다. 즉, 판사가 합리적 의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무죄 판결의 핵심 원리다. 무죄 변론은 증거 선별에서 출발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어떠한 증거를 내용부인할 것인지, 부동의할 것인지, 혹은 입증취지를 부인할 것인지 선별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증거기록 전체를 면밀히 분석한 뒤 이를 전략적으로 선별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막대한 시간과 노동을 요한다. 증거기록이 수천 쪽에서 수만 쪽에 이르는 사건에서는 그 기록을 검토하는 데만 한 달이 꼬박 소요되기도 한다. 더욱이 증거 동의 여부에 관한 판단은 재판부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때문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증거 기록의 경우 부동의 사유도 일일이 정리해 두어야 한다. 무죄 판결을 받기 위해서는 ‘검사의 증거’를 얼마나 제거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증인신문은 무죄 변론의 ‘꽃’이라 불린다. 증인의 한마디가 판결을 바꿀 수 있기에, 실시간으로 허점을 탄핵해야 한다. 이어지는 반대신문은 예측불허의 전장이다. 준비한 질문만 고수할 경우 증인의 답변 흐
Q1. 1심에서 무죄 주장을 하다가 법정구속되었습니다. 2심에서는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는데, 반성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힙니다. 어떻게 작성해야 ‘좋은 반성문’이 될까요? A1. 안녕하세요. 강창효 법률사무소의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기재된 편지가 아니기에 사건 유형이나 성격에 맞춘 분석은 어려우나, 우선 도움을 드리고자 통상적인 반성문 작성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변명하시면 안 됩니다. 만약 범행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더라도 반성문에 쓰는 것보다는 변호인 의견서로 정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반성문은 어디까지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한 순간의 실수’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실수’는 금지어입니다. 셋째, 절대 피해자를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넷째, 앞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지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셔야 합니다. 반성문은 원래 반성만 잔뜩 쓰는 글이 아닙니다. 반성 반, 앞으로의 재범 방지 계획 반, 이렇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반성문은 한 번 쓸 때 길게 쓰는 것보다 짧더라도 여러 번 제출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구속된 피고인의 경우라면 구치소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