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창가에서 서서 (가족에게 온 편지)

 

겨울 창가에 서서 (가족에게 온 편지)

 

철문 너머로 바람이 분다
얼어붙은 골목 끝에
너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기다림은 눈처럼 쌓인다.
작은 숨결에도 흩날리며
가슴속 깊이 차오른다.

 

너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
침묵의 벽 너머
시간은 얼음처럼 녹지 않는다.
내가 부르는 소리는 닿을까?
흰 눈처럼 흩어져
바람 속에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손끝이 시릴 때마다
너의 체온을 떠올린다.
함께했던 따뜻한 날들.
손잡고 걸었던 평범한 거리들.
그 기억이 내 옷깃을 여미고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겨울도 곧 지나겠지.
눈송이가 녹아내리면
이 얼어붙은 세상도
조금은 부드러워지겠지.

 

하지만 그때까지.
너 없는 하루는 긴 겨울밤 같다.
새벽은 오겠지만
너 없는 창가에는
햇살조차 춥다.

 

나는 이곳에서 기다린다.
네가 돌아올 그 날을
눈물 대신 손을 내밀어
너를 다시 안을 날을.

 

내 사랑하는 아들 OO아 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