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사법률 이소망 기자 | 지난달 20일 진행된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앞다투어 네트워크 로펌 규제 방안을 내세웠다. 대한변협 제53대 협회장으로 당선된 김정욱 변호사(변호사시험 2회)는 “네트워크 로펌의 운영 및 광고 방식에 대한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변호사 업계에서는 네트워크 로펌의 급속한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변호사들은 사건 수임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 법률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호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법률 시장의 규모는 이에 비례하여 확대되지 않았고, 다른 지역의 법률 서비스 침해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개인 변호사와 중소 로펌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 로펌이 법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독과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대규모 광고를 통한 의뢰인 유치가 네트워크 로펌 중심으로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지역 기반 로펌과 개인 변호사들은 점차 경쟁에서 밀려나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로펌은 하나의 브랜드를 내세워 전국적으로 여러 개의 분사무소를 운영하며, 대규모 광고를 통해 의뢰인을 유치하는 법무법인이다. 이를 쉽게 이해하자면, 스타벅스처럼 본사가 전국 지점의 원두 품질과 로스팅을 관리하는 것과 유사하다.
현재 법조계에서 네트워크 로펌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곳으로는 법무법인 YK, 대륜, 로엘 등이 있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법무법인 YK는 2012년 형사 전문 법률사무소로 출발해 2020년 법무법인으로 전환했다. 이후 인천, 광주 등 전국에 32개의 분사무소를 개설하며 매출을 급격히 늘려왔다.
이러한 성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YK는 2020년 매출 249억 원에서 2024년 1547억 원으로 급성장하며 매출 기준 10대 로펌에 이름을 올렸다.
법무법인 대륜 역시 2023년 7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127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들 네트워크 로펌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산제’ 방식의 운영 때문이다. 본사가 모든 분사무소를 직영 체제로 운영하며,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서 발생한 수익을 본사가 통합 관리한 뒤 일정 비율로 변호사들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네트워크 로펌의 성장은 대규모 광고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기반하고 있다. 이들은 포털 사이트, 지하철, 버스 광고 등을 적극 활용해 의뢰인을 모집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네트워크 로펌은 매달 1억 원대 광고비를 지출하기 때문에 사건 수임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광고비 부담이 결국 의뢰인에게 높은 수임료로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