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자진 사퇴…당·대통령실과 ‘물밑 교감’ 있었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자진 사퇴했다.

 

공식 발표 시점은 이날 오후 3시 47분이지만, 그 이전부터 여권과 당 지도부 간에 일정한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경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같은 시각, 당 원내지도부에도 이를 미리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는 “강 후보자가 먼저 원내지도부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후 박찬대 최고위원은 오후 3시 30분께 강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게시했고, 17분 뒤 강 의원은 본인의 SNS를 통해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 해보고 싶었지만,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공식 절차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24일까지 재송부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였다.

 

여권 안팎에선 이미 일정한 분위기가 감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와의 비공개 접촉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정무수석실 김병욱 비서관이 국회를 찾는 등 가교 역할을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전날인 22일부터 당내에선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 관계자는 “어제부터 ‘누군가는 사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이었다. 특히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서의 갑질은 일반 직장과 다르다”고 발언하자,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이 공개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며 내부 분열 조짐도 나타났다.

 

국회 보좌진 사이에선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는 강 후보자에 버금가는 의원의 갑질을 폭로할 것이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강 의원의 낙마로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당분간 인선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