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3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소환해 약 9시간 30분간 조사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권 전 회장을 상대로 김 여사와 관련된 주가조작 의혹 전반을 집중 추궁했다. 조사 후 권 전 회장은 “조사에 성실히 임했느냐”, “블랙펄인베스트먼트 관련 질문이 있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2009년부터 약 3년간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가장·통정 매매, 허위매수 주문 등을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을 믿고 계좌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을 인지하거나 가담한 증거는 없다며 지난해 10월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사건을 재배당받은 서울고검은 김 여사가 당시 계좌를 맡긴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3년에 걸쳐 통화한 녹취 등을 확보, 김 여사가 계좌의 운용과 주가조작 연계 정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특히 김 여사가 자금 제공자(일명 ‘전주’) 역할을 했던 손 모 씨와 유사한 지위였을 가능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손 씨는 앞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이날 특검은 김 여사의 전 직장 동료인 김범수 전 SBS 아나운서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김 전 아나운서는 도이치 주가조작의 2차 작전 시기,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사내이사로 재직한 바 있으며, 수사팀은 그의 주식 거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