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찬수 판사와 안다”던 사기범...결국 그 앞에 피고인으로

법정 선 A씨, 이번엔 검찰총장 사칭...
“다음엔 대통령 팔아먹을 거냐” 판사의 일갈

 

일면식도 없는 판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기를 벌이다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이번엔 검찰총장과의 친분을 앞세워 또다시 법정에 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재판을 맡은 판사는 그가 과거 ‘친분이 있다’고 허위 주장했던 바로 그 판사였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장찬수 부장판사는 29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의 변론 절차를 마무리하고, 선고기일을 오는 9월 17일로 지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형사사건에 휘말린 B씨에게 “사건을 무마하려면 검찰총장과 특수부 검사들에게 돈을 써야 한다”며 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이 검찰총장과 ‘깊은 친분’이 있다고 속이며 총 5,00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A씨는 과거 판사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올해 2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인물이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과거 사건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했다. 기막힌 사연은, 그가 당시 친분을 과시했던 판사가 바로 현 사건을 담당하는 장찬수 부장판사였다는 것이다.

 

장 판사는 “증거자료를 보니 과거 판결문에 내 이름이 엄청나게 나온다. 나를 안다고 했느냐? 나 본 적도 없지 않느냐”며 피고인을 질책했다.

 

이어 “저번에는 나를 팔아먹고, 이번에는 검찰총장을 팔아먹고, 다음에는 대통령을 팔아먹을 것이냐”며 “이런 범죄행위들이 사법 불신의 원인”이라고 일갈했다. A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000만 원을 구형했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한 사건을 자동 배당 방식으로 재판부에 할당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 역시 그 방식에 따라 장 판사에게 우연히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