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총비서)과 예상 밖의 짧은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 이후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국내 최고위 인사는 우 의장이 처음으로, 이례적인 대면 접촉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의장실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 의장은 김 위원장과 열병식 참관 전 수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고, 짧은 대화도 있었다고 한다. 다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오는 4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우 의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쪽 끝 열에 자리했고, 김 위원장과는 약 30~4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장 접촉 가능성은 낮게 전망됐으나, 본행사 전 의외의 접점이 있었던 셈이다.
우 의장은 전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만날 경우 “한반도 평화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대통령실과 소통해 온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우 의장은 이날 열병식 이후 리셉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별도 접촉을 가졌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 의장에게 “북러 정상회담 기회에 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과 함께 남북관계에 대한 견해를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이에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길 희망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평화 정착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러시아에 진출한 130여 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 요청했다.
또한 우 의장은 시진핑 주석에게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양측의 대면은 이번이 두 번째다.
우 의장은 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자오러지와의 면담에 이어, 중국의 경제·과학기술·미래산업을 담당하는 딩쉐샹 부총리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