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보, 방금 편지를 읽어서 소식 들었어. 진통 속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했을 당신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다가도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는 말에 그저 주저앉아 한참을 울어버렸네.
좁은 방 안에서 나는 죄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데 밖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생명이 태어났구나. 축복받아야 할 아이의 첫 순간에 아비라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지 못하고 당신에게 따뜻한 미역국 한 그릇 끓여주지 못하는 내 처지가 오늘처럼 원망스러운 적이 없네.
여보, 아이를 품에 안고 당신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라도 나 같은 못난 사람 만난 걸 후회하진 않았을까, 아이의 얼굴을 보며 기쁨보다 막막함이 앞서지는 않았을까... 그 생각을 하면 미안해서 숨이 막혀와.
하지만 편지를 다시 읽을때 마다 내게 전해진 아이의 첫 숨소리가 이곳의 차가운 벽을 뚫고 내 심장을 때리는 것 같아. 그 작은 생명이 내게 말하는 것 같았어.
그동안 나는 참 이기적이게 살았지.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만 해. 내 아이가 나중에 자라서 "아빠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었을 때, 당신이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떨구지 않게 만들게.
비록 시작은 이렇게 엉망이었지만 내 남은 생은 오직 당신과 우리 아이를 위해 정직하게 땀 흘리며 속죄하는 시간으로 채울게.
우리 OO아, 미안하다. 너의 첫 세상을 이렇게 어두운 그림자로 시작하게 해서. 하지만 아빠가 앞으로 네가 걷는 길에 부끄러운 이름이 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 진창에 발 들이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어 네 앞에 설게.
여보, 고생 많았어. 정말 고마워. 우리 아이 잘 부탁해. 그리고 미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