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이민 단속으로 체포된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수용되면서 인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당 시설은 과밀 수용과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조지아 남동부 폭스턴(Folkston)에 위치한 ICE 구금시설은 수용 인원을 기존 1100여 명에서 2900명 이상으로 늘리는 확장 계획을 추진했으나, 이민자 권리 단체들의 강한 반발과 윤리 검토에 따라 지난 6월 중단됐다. 현재 시설은 민간 교정업체 GEO 그룹이 ICE와 계약해 운영 중이다.
우선 구금시설에 수용된 구금자와 연락을 취하려면 ICE에 생년월일, 출신국, 등록번호 등 상세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구금자는 외부 전화를 받을 수 없다.
긴급 메시지는 ICE를 통해야 하고, 법률 대리인도 사전 서류를 제출해야만 구금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영사 조력과 가족 연락이 크게 제한된다.
시설 환경은 열악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 국토안보부 감찰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3년 조사에서 화장실은 변기 막힘과 곰팡이, 녹, 벗겨진 페인트 등 비위생적인 상태였으며, 구금자들은 오락·세탁 시설 이용이 제한되고 부적절한 수갑 착용 사례도 확인됐다. 한 구금자는 “감옥보다 열악하다”며 “샤워실 바닥에는 대변, 음모, 침이 섞인 물이 고여 있다”고 증언했다.
구금감시네트워크와 엘레퓨지가 2023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여름 폭스턴 시설에서는 16명의 구금자가 섭씨 32도를 넘는 폭염 속에 3시간 동안 음식·물·약품·그늘 없이 방치됐다. 이 가운데 한 구금자는 천식 발작을 겪었지만 30차례 이상 흡입기를 요청하고도 제공받지 못했다. 일부 구금자는 민원 제기 이후 보복성 격리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실시된 규정 준수 점검에서는 폭스턴 시설이 ‘양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단체들은 “민간 운영의 수익 구조가 구금자의 복지를 위협하고 있으며, 제도적 감시가 부실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