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5년 8개월 만의 장외투쟁에 나서며 정부여당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보수층을 결집해 특검발 수사 확대와 여당의 입법 강행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께서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에 나섰다.
문대림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민의힘이 어제 동대구역 광장에서 5년 8개월 만의 장외 집회를 열었다”면서 “민생은 뒷전인 채 극우 세력 결집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변인은 “장외투쟁은 국회의 책무를 저버린 반헌법적 정치 쇼일 뿐”이라며 “극우 동조자들과 손잡은 내란옹호 집회와 대선 불복 시도가 지속된다면 국민께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라고 역설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전날 오후 2시부터 동대구역 광장에서 장외투쟁에 나서자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집회는 지난 2020년 1월 공직선거법 개정안 반대 집회 이후 처음이다. 최근 당원 명부 압수수색 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되 상황에서 당원 가입 논란, 권성동 의원 구속 등 잇따른 사법리스크를 맞아 여론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강경 대응으로 해석된다.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 집회에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참석자들은 ‘헌법파괴 일당독재 사법장악 중단하라’, ‘야단탄압 독재정치 정치보복 규탄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국민의힘 측은 이날 집회에 7만여 명이 운집했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 대표는 단상 연설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됐다. 이재명이 국민 위에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인민독재로 달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독재를 막아내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작과 광기를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도 “오늘 우리는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한국을 만드는 데는 100년도 부족하지만 국가를 허물어뜨리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다. 지금 이재명 정권의 100일은 바로 그러한 혼용무도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대구 집회를 시작으로 25일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 27일 서울 장외투쟁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추석 민심을 겨냥해 대법원장 회동설 파장, 내란 전담재판부 추진, 특검 수사의 부당성 등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외투쟁과 병행해 장내투쟁도 강화된다. 원내 지도부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여야 합의 없는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정 법안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으로 확대해 ‘입법 폭주’를 부각하려는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