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금융사기 범죄조직원 129명 검거…피해액만 422억

총책 등 19명 송치…미검 15명 여권 무효‧인터폴 수배
콜센터‧CS센터‧통장유통 등 역할 분담 피라미드형 구조
총책 가족들도 중요 직책…농아인 통장 자금세탁 이용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투자리딩방 등 422억원대 신종 금융사기를 벌여오던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콜센터·대포통장팀·자금세탁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형법상 사기, 범죄단체 등 조직 혐의를 받는 총책 A씨 등을 포함한 129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A씨를 포함한 19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A씨 등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범죄수익 7억 8892만원에 대해선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조사 결과, A씨 조직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SNS를 통해 “알려주는 대로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총 422억 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조직은 콜센터(사기실행팀)·CS센터(자금관리팀)·대포통장유통팀·자금세탁팀 등 철저한 분업구조로 운영됐다. A씨를 중심으로 각 팀장과 팀원으로 구성된 피라미드형 조직이었으며, 총책을 제외하고는 팀 간 직접적인 소통이 차단돼 있었다.

 

A씨는 국내와 캄보디아를 오가며 전체 범행을 지휘했다. 콜센터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투자리딩이나 로맨스스캠 등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허위 투자사이트로 유인했고, CS센터는 피해금이 입금되면 이를 즉시 2차 계좌로 이체하거나 자금세탁팀으로 전달했다.

 

자금세탁팀은 가상자산거래소나 상품권업체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현금화해 총책에게 전달했으며, 대포통장 유통팀은 허위 법인을 세워 법인 명의 통장을 대량 개설해 공급했다.

 

수사는 대포통장 전달을 위해 캄보디아로 간 유통팀원 B씨가 현지에서 폭행을 당한 뒤 탈출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제보자 진술과 금융정보 분석을 통해 조직의 구조를 파악했고, 올해 1월 은신 중이던 A씨를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현금 1억 6700만원, 대포통장 6개, 대포폰 9대, OTP 4개 등을 압수했다.

 

A씨는 친형 C씨와 조카 D씨 등 가족을 핵심 간부로 끌어들여 범행을 장기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각각 CS센터 팀장과 콜센터 팀장 역할을 맡았으며 현재 캄보디아에 도피 중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을 무효화했으며,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 일당은 농아인 명의의 통장을 ‘안전계좌’로 악용하기도 했다. 경찰이 압수한 통장 대부분이 농아인 명의로 개설돼 있었다.

 

현재 캄보디아 체류 중인 미검거 피의자 15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경찰청 수사국이 현지 당국과 협의해 송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이버금융사기 근절을 위해 해외 수사기관 및 금융당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범죄수익의 신속한 동결·환수를 통해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