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은 무덤에서 자고, 살아있을 땐 잠자는 시간을 아껴 자기계발서를 읽어라.” 10년 전, 어느 버스 정류소 광고판에서 이런 멋진 글귀를 읽은 후 난 그날부터 자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며 독서를 했다. 그러던 와중에 시력이 나빠져 책과 이별을 했다.
4개월 전부터 구치소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날부터 책과의 만남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곳에선 대부분 만화책이나 추리소설 등을 읽는다. 나의 독서 성향과는완전히 다른 코드의 책들이다. 나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베스트셀러 등을 좋아한다.
학창 시절 내 성적은 항상 중간이었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때 공부를 열심히 해볼걸’ 하는 것이다. 여기에 와서 보니 책 읽는 게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9시면 자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난 항상 12시까지는 책과의 데이트를 한다. 낮에도 3시간 정도는 독서에 매진한다.
같은 방에 있는 28세의 딸 같은 아이도 나를 따라 책을 읽으면서 좋은 내용에는 형광펜으로 밑줄도 긋고, 노트에 메모도 남긴다. 그러다 기억에 남는 좋은 내용이 있으면 서로 공유하면서 웃기도 한다.
64세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점은 독서가 최고의 공부라는 것이다. 사회에서 치열하게 보냈던 지난 나날은 쉽지 않았다.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살다 이곳에 와 독서로 다시 건강한 나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모든 시련은 극복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생각부터 하나하나 바꾸어 나가며 살고 있다. 이젠 작은 것과 적은 것을 구별할 줄 알고, 좋은 것과 좋았던 것도 구별할 줄 알고, 지금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별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지금 여기에서 나를 변화시키고 다시 태어나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