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대변하던 국선변호사…피해자 돈 빼돌리고 성적 발언 까지

피해자 손배금 가로채 실형 8개월
국선전담 활동 이력...성인지성 도마

 

성폭력 피해자를 전담해 변호해 온 전직 국선전담변호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천 건의 성적 발언과 여성 혐오 표현을 게시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의 손해배상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과거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로 활동했던 김모 변호사(54)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3000건이 넘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게시글에는 노골적인 성적 표현과 여성 비하 발언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김 변호사는 과거 수백 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대리하며 공익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자신이 대리하던 피해자의 손해배상금을 전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직업윤리와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을 두고 "저는 집회 참여하신 분들 제 육체로 응원해 드릴게여"라는 글을 작성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내가 도박 대신 빠져든 유일한 한가지. 여자. 그래서 대내외적으로 여자 전문가라는 평가를 획득했다"고 적었다.

 

'하드디스크 야동 다 삭제함(인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쾌적해진 하드 디스크. 대신 스트리밍 봅니다"라며 여러 성인물 스트리밍 사이트 주소를 나열해 공유했다.

 

 

김건희 여사를 언급한 게시글에서는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과 욕설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를 두고는 '김건희 XXX는 지가 이쁜줄 아는게 제일 개빡침'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여사를 'XX 못생긴 X'이라고 칭하며 "나이 오십 넘어서 무슨 XX인지 진짜 정신병자나 그러지", "XXX 진짜 너 X나 못생겼어"라고 적는 등 노골적인 외모 비하와 여성 혐오 표현을 사용했다.

 

김 변호사는 과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으로 활동하며 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리를 맡아 주목받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로 활동했고,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공개 발언을 이어왔으며,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한 대선 후보 캠프의 정무특보단으로 활동한 사실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대리인으로 선임한 성폭력 피해자가 받아야 할 손해배상금 약 3100만 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최근 서울북부지법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중이다.

 

손해배상금을 수령한 뒤 약 3년간 피해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도 소환 요구에 수차례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피해자는 김 변호사가 뒤늦게 형사 공탁을 했음에도 이를 수령하지 않고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변호사가 구속된 이후 해당 커뮤니티 계정은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그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