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 3중 추돌 사고로 보행자 사망…경찰 구속영장 검토

 

퇴근 시간대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발생한 3중 추돌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를 낸 70대 후반 택시 기사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택시 기사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사고 직후 실시한 약물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감기약 등 처방 약물 복용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성분과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서울 종로소방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2일) 오후 6시 7분쯤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A씨가 운전하던 택시가 급가속하며 횡단보도와 보행자, 전신주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후 차량은 좌측으로 회전하며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 2대와 연속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이 택시에 치였고 총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40대 여성 보행자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차량 결함 여부와 함께 A씨의 건강 상태, 약물 복용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택시 운전자의 고령화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 택시 기사 6만9727명 중 65세 이상은 3만7020명으로, 전체의 약 53%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고령 운전자는 시력과 청력, 반응 속도가 저하될 수 있고 만성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 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를 낸 A씨 역시 감기약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기약이나 신경안정제 등 일부 의약품은 경우에 따라 인지 능력과 반응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로 마약류 투약 후 발생한 교통사고는 2023년 5건으로 13명이 다쳤고, 2024년에는 18건으로 늘어나 1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했다. 향정신성의약품 등 약물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2023년 19건(부상 32명)에서 2024년 52건(사망 1명·부상 86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책임만을 묻기보다 구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민의 박세희 변호사는 “고령 운전자의 약물 복용 여부나 건강 상태는 개인의 관리 문제를 넘어 사회가 함께 관리해야 할 영역”이라며 “고령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이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교통·복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근본적인 사고 예방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