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도 형사 절차를 앞둔 많은 분들이 실제로 불안해하고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민이지만, 막상 정확한 답은 알기 어려워 막연한 걱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오해와 불안을 하나씩 정리하며, 실무 상황을 설명해 드리려 합니다. 이 코너가 많은 독자분들의 답답한 마음을 덜어드리고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 변론이 종결되면서 검사 구형도 있었는데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구형이 훨씬 높았습니다. 주변에서 구형이 높으면 결과도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지 불안합니다. 보통 구형 대비 어느 정도로 형량을 받나요?
A. 형사 재판을 받는 많은 분들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이 바로 검사의 구형입니다. 그래서 안에서는 구형과 관련된 ‘카더라’ 소문도 많습니다.
“보통 구형의 절반 정도로 받는다”, “구형이 몇 년 이상이면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다”와 같은 이야기도 있고, 한편으론 “구형 그대로 나오는 일은 없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확실한 정보 없이 이런저런 말들을 듣다 보면 불안감이 더 심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제가 15년간 형사 재판을 하면서 체감한 바에 의하면, 검사의 구형은 말 그대로 검사의 의견에 불과하며 이를 기준으로 최종 형량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구형은 재판부를 법적으로 구속하지 않기에 판사가 그 구형을 따라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구형보다 훨씬 낮은 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구형보다 높은 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꽤 존재합니다. 재판부는 구형을 참고 자료 중 하나로 삼을 뿐, 선고 시에는 범행의 내용과 경위, 피고인의 역할과 책임, 피해 회복 여부, 반성의 정도, 재범 가능성 등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단적인 예로, 최근 제가 맡은 사건에서는 검사가 징역 8년을 구형했는데 최종적으로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제가 상담한 한 사건의 피고인께서는 “구형이 3년이어서 안심했는데 구형 그대로 맞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구형이 몇 년 이상이면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다”는 말도 사실이 아닌 겁니다. 집행유예 가능 여부는 검사의 구형이 아니라 법원이 실제로 선고하는 형의 종류와 기간, 그리고 집행유예 결격 사유 존재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법원이 선고한 징역형이 3년을 초과하거나 법에서 정한 집행유예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구형이 높았다는 이유만으로 집행유예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구형은 재판 도중 공소장변경이 없었던 이상,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할 때 정해지는 것이므로 재판 과정에서 진행된 사항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말씀드립니다.
즉 ‘피해자와 합의했는데 왜 이렇게 구형이 높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원래 구형은 변경되지 않으며 판사가 고려해서 형량을 정할 것입니다. 구형은 참고만 하시고, 선고형은 사건과 관련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예측해야겠습니다.
Q. 변호사님, 저는 추가 건이 있었는데 얼마 전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또 고소를 제기하고 문제로 삼을까봐 걱정됩니다. 혹시 그런 경우도 있을까요? 또 고소를 제기하고 문제로 삼을까 봐 걱정이 됩니다. 혹시 계속 저를 괴롭힐 수도 있을까요?
A. 일단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추가 건이 생겨 그 자체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으셨을 텐데, 좋은 방향으로 사건이 해결되어서 너무도 다행입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드리자면,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피해자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와 그 한계는 법으로 명확히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해 검찰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검찰은 보완수사를 명하고, 사건 기록을 다시 검토해 직접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보완수사가 나오면 피해자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시는 것인데, 이의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보완수사 처분이 나오게 되어있으니 그 자체만으로 너무 걱정하실 건 아닙니다.
다시 돌아가서, 이번에는 질문자분의 상황처럼 경찰 송치 이후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한 경우 또는 검사가 직접 수사한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때는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절차가 달라지는데요. 피해자는 이의신청이 아니라 항고를 제기할 수 있고, 이는 검찰 내부에서 판단을 다시 받아보는 절차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더 나아가 항고가 기각되었는데 피해자가 이 처분도 부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겠죠. 어쨌든 검찰 내부에서 판단한 것이니까요. 이 경우에는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기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데, 이 제도가 바로 재정신청입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법원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취소하고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것을 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항고나 재정신청이 인용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항고의 경우에는 약 8%, 재정신청은 0.63%만 인용됐습니다. 인용률이 1%가 안 되는 것이죠.
정리하면, 검사의 불기소처분 이후에도 피해자가 항고나 재정신청 같은 절차를 이어갈 수는 있지만, 통계적으로 결과가 뒤집힐 확률은 낮은 편입니다.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항고 신청 시 적절히 방어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드립니다.
Q. 저는 무죄를 주장했는데 검찰이 약식명령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벌금형을 받는 것도 억울해서 정식재판을 청구하려고 하는데요. 혹시 제가 재판을 청구했다가 형이 더 무거워지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있다는데 괜찮은 걸까요?
A. 약식명령을 받아 본 뒤 정식재판을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1심 재판에 대해 피고인만 항소하면 결과가 더 불리해지진 않기에 약식명령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약식명령의 벌금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여 단순히 벌금 납부를 늦추거나 재판 절차를 지연시키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2017년 12월 19일 형사소송법이 전문개정을 거치며 이제는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도 법원이 약식명령보다 더 높은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습니다(다만 벌금형을 갑자기 징역형으로 바꾸는 식의 형종 변경은 여전히 제한됩니다).
따라서 정식재판을 청구해도 최소한 손해는 안 본다는 생각은 위험한 오해입니다. 물론 이러한 위험이 있다고 해서 억울한 약식명령에 대해서도 다투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다만 정식재판을 청구하기 전에 다투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주장이 입증이 가능한 주장인지, 재판을 통해 달라질 여지가 있는 사안인지를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 청구는 항소와는 성격이 다르며, 결과가 반드시 가벼워진다고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억울하다는 감정만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예상보다 더 무거운 결과를 마주할 수 있으니 정식재판을 청구하기 전에 충분히 따져볼 것을 권유드립니다.
형사 절차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불안하게 느껴지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때 주변에서 전해 들은 단편적인 이야기나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상황을 오해하거나 불필요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감정이나 추측으로 상황을 판단하지 마시고, 무엇이 법적으로 의미 있는 요소인지, 어디까지가 가능하고 어디부터는 한계가 있는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히 이해하실 것을 조언드립니다.
이번 글이 복잡하게 느껴졌던 형사 절차를 차분히 정리하고, 각자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더시사법률> 독자 여러분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