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가 꼭 알아야 할 감형과 감경의 현실

교도소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형기 그대로 다 살아야만 할까?”
재심·형집행정지·가석방·반성문 등
형 확정되었어도 가능성은 남는다

 

아마 교도소 안에서 가장 궁금해할 질문 중 하나는 ‘나에게 선고된 형기를 꽉 채워서 살아야만 나갈 수 있는 것일까’일 것이다. 판결이 이미 확정된 이후라면 대다수는 이제 모든 절차는 끝났으니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다고 여긴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과 모든 법적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되었다는 의미는 동일하지 않다. 이 지점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형을 줄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미 재판부가 판단을 내린 사건의 결론을 다시 바꾸는 일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다만 중요한 점은 그 예외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가능성은 작을 수 있으나 그 가능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경우와 전혀 모르는 경우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절차는 항소나 상고일 것이다.

 

그러나 항소와 상고는 판결 선고 후 각각 정해진 기간, 즉 7일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다. 이 기간이 경과하면 더 이상 사건에 대해 다툴 수 없다고 단정하기 쉽다. 하지만 항소·상고 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법적으로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제도가 재심이다. 그러나 재심은 단순히 억울하다는 주장만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재판 당시 사용된 증거가 위조되었거나, 증인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사실이 확정판결로 밝혀진 경우 또는 판결의 결론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처럼 요건이 매우 엄격하기에 실제로 재심 개시가 결정되는 사건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재심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판결 이후에도 법의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하나는 형집행정지다.

 

형집행정지는 종종 받은 형 자체가 소멸되는 제도라는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형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제도다. 중대한 질병, 고령, 임신이나 출산, 부양해야 할 가족의 존재 등 형집행정지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이 요구된다. 실제로 건강 문제로 인해 형 집행정지를 검토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객관적인 자료와 의학적 판단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재소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두는 제도는 가석방일 것이다. 다만 가석방은 단순히 ‘문제없이 생활했다’는 사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범죄의 내용과 형량, 재범 위험성, 피해 회복 여부, 교정시설 내 생활 태도, 교육·상담 프로그램 이수 내역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형식적인 반성이나 외형적인 태도만으로는 실질적인 평가를 받기 어렵다. 가석방 심사는 결국 출소 이후의 삶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갈 부분이 바로 반성문과 탄원서다.

 

많은 이들이 성실하게 반성문을 작성하지만 어째서 그 효과가 미미한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같은 형식의 글을 반복해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깊이 반성한다”,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문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성문은 감정을 토로하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범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 동일한 선택을 반복하지 않을 근거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문서여야 한다.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의 진정성과 서술의 일관성이다.

 

형을 줄이는 데 있어 가장 불리한 태도는 체념이다. 교정시설에서의 생활 기록, 징벌 여부, 교육·상담 참여 내역은 모두 그대로 남는다. 감옥 안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당장은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 시간들은 훗날 다시 검토 대상이 되는 자료가 된다.

 

아무런 관리 없이 흘려보낸 시간과 스스로를 절제하며 보낸 시간은 분명히 다르게 평가된다. 형사사건을 장기간 다뤄온 변호사의 시각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이것이다. 형을 줄일 수 있는 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 길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냉정한 판단 위에서만 열린다. 그리고 그 판단은 언제나 지금 자신의 태도에 기반한다.지금 당장은 하루를 버텨내는 일이 너무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하루가 쌓여 다시 한번 기회를 논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사실만큼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