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정성현이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언론 보도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 모두 패소했다.
초등학생 2명과 성인 여성 1명을 살해해 사형이 확정된 연쇄살인범 정성현이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언론 보도가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항소심에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는 최근 정성현이 한 언론사를 상대로 “실명과 사진 공개로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1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성현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정성현은 2007년 경기도 안양에서 당시 10세와 8세였던 초등학생 두 명을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9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집에 예쁜 강아지가 있으니 구경하러 가자”, “아픈 강아지 좀 돌봐줄래?”라는 말로 아이들의 경계심을 낮춘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성현은 2004년 경기 군포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도 받았다. 해당 사건을 심리한 1·2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극도로 잔인하고 포악해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줬다”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예방적 차원의 최고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하급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사형을 확정했다.
정성현은 수형 생활 중이던 지난해 6월, 자신을 실명과 사진으로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실명과 사진 공개로 성명권·초상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보도 내용이 허위이고 공정성을 잃었을 뿐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과 저작권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실명 및 사진 보도는 범죄의 해악성, 반인륜성,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허용된다”며 “해당 형사사건 당시 이미 다수 언론을 통해 실명과 사진이 공개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 내용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고, 공정보도의무나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위반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 재판부 역시 같은 취지로 정성현의 청구를 기각했다.
정성현은 이 사건 외에도 옥중에서 자신이 누명을 썼다며 국가와 경찰을 상대로 4000만원대 국가배상 소송을 냈고, 언론과 기자를 상대로 자신을 살인마로 지칭하는 것이 명예훼손이라고 소송하기도 했다. 교도관의 징벌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걸기도 했다. 해당 사건들은 모두 패소한 상태다.
2017년에는 자신을 ‘살인마’로 표현한 지역 언론사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허위 보도가 아니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를 각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