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 거점 사기조직 ‘룽거컴퍼니’ 조직원들 첫 판결

 

태국 파타야를 거점으로 로맨스스캠과 가상자산 사기 등을 벌여 수백 명의 피해자를 낸 이른바 ‘룽거컴퍼니’ 사건과 관련해 조직원들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범죄단체 가입 및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24)에게 징역 11년과 추징금 1114만 원을, 김모 씨(42)에게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태국 파타야를 근거지로 활동한 대규모 사기 조직 ‘룽거컴퍼니’ 소속 조직원으로, 2024년 7월부터 약 1년간 로맨스스캠팀·가상자산 사기팀·노쇼사기팀·기관사칭사기팀 등을 운영하며 878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210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룽거컴퍼니는 총책 A씨(32)를 정점으로 본부장과 팀장, 조직원들로 구성된 위계적인 구조를 갖춘 범죄단체였다. 조직명은 총책의 예명에서 따온 것으로, ‘용(龍)’의 중국어 발음인 ‘룽’에 형님을 뜻하는 ‘거(哥)’를 결합해 붙은 것이다.

 

이들은 실제 회사처럼 내부 규율을 두고 운영되며 자체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범행 실적이 우수한 조직원에게 포상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직원들의 외출과 외박을 통제하고 ‘마약 금지’ 등의 내부 규칙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지난해 5월부터 조직에 가담해 가짜 복권 사이트로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으니 보상 차원에서 추후 고가에 매도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206명으로부터 약 62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 역시 같은 방식으로 116명에게서 약 2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죄단체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을 목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태국까지 건너가 자발적으로 가입했다”며 “전화 통화를 통해 피해자를 기망하는 유인책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범행 완성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은 룽거컴퍼니 조직원들에 대한 첫 1심 선고로, 향후 추가로 검거된 조직원들에 대한 재판과 선고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사건은 총책 A씨와의 갈등으로 구타를 당한 뒤 구금됐던 내부 조직원의 가족이 해당 사실을 한국대사관에 신고하면서 수사로 이어졌다. 신고를 접수한 태국 경찰은 파타야 현지 리조트를 급습해 조직원들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