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와 아파트 등 주거지 인근을 중심으로 이른바 ‘바바리맨’의 공연음란 범죄가 반복되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판사는 공연음란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남양주시 한 대학 기숙사 인근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 2명을 불러 세운 뒤 바지를 내리고 신체를 노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서울 강동구의 한 편의점 앞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10대 청소년 2명에게 접근해 약 9분간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10여 년 전부터 유사 범행을 반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공탁한 점은 참작할 사정”이라면서도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공연음란죄 성립 요건과 처벌 수위
형법 제245조에 따르면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공연히’란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반드시 다수가 실제로 목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소의 개방성, 시간대,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된다.
법원은 단순한 신체 노출이라 하더라도 행위의 방법과 부위, 지속 시간, 행위자의 태도 등을 고려해 음란성이 인정되면 공연음란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노출한 채 배회하거나 자위 행위를 병행하는 경우에는 음란성이 명백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중교통수단이나 지하철 역사 등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직접 추행한 경우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가 적용된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상향된다.
판결 21건 분석…징역형 70%, 실형 30%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엘박스를 통해 최근 공연음란죄 판결문 21건을 분석한 결과, 징역형 선고 비율은 15건으로 70%, 벌금형은 6건으로 30%였다. 징역형 가운데 집행유예는 9건 40%, 실형은 6건 30%로 확인됐다.
실형은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 범행을 저질렀거나 동종 전과가 누적된 경우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초범이거나 단발성 범행에 그친 사건에서는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단기간에 여러 차례 범행을 반복하거나, 과거 공연음란·공중밀집장소추행 등 동종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한 경우에는 실형 선고 비율이 높아졌다.
피해자 성별이 확인 가능한 18건 중 여성 피해자가 17건(94.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남성 피해자는 1건(5.6%)에 그쳤다.
장소별로는 노상·사거리·상가 또는 건물 앞이 각 5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단지 공동공간도 5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육교 엘리베이터 4건, 공원·놀이터·산책로 3건, 시내버스 2건 순이었다.
그 밖에 버스정류장과 오락실도 각각 1건씩 확인됐다. 특히 아파트 현관이나 단지 내 도로, 놀이터 등 주거 밀집 공간에서의 발생 빈도가 높았다.
계절별로는 여름(6~8월)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을(9~11월) 5건, 봄(3~5월)과 겨울(12~2월)이 각각 3건으로 나타났다.
행위 유형은 성기 노출형 6건, 성기 만지기·자위형 6건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엉덩이·속옷 노출형 4건, 나체 배회형 3건, 성기 노출과 만지작거리기 등이 결합된 유형 2건 순이었다.
재범 사례에서 실형 선고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된다. 2023년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편의점과 노상, 버스 등에서 여러 차례 성기를 노출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해당 피고인은 약 보름 사이 8차례 범행을 반복했고, 지하철 역사 내에서 여성 직원을 추행한 혐의도 함께 인정됐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간격, 피해자들이 느꼈을 성적 불쾌감과 공포심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과거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형법 제245조의 ‘공연성’은 단순 노출 사실만으로 곧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가 핵심”이라며 “장소 구조와 통행량, 가시성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범이거나 단발성 범행의 경우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동종 전과가 누적되거나 단기간 반복 범행이 확인되면 실형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법원은 치료프로그램 이수, 취업제한, 신상정보 등록 등 부가처분을 병과하는 추세”라며 “공연음란 역시 성폭력범죄 범주에 포함되는 만큼, 재범 방지와 전과 관리 측면에서도 사안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