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을 위한 인생 설계(대구교도소)

 

2018년 1월, 지금은 없어진 ○○교도소 전기기능사 직업훈련 공과 훈련 시작 직후 있었던 일이다. 훈련생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로 꽤 젊은 축이었는데, 개중 돋보이는 62세 어르신 한 분이 계셨다. 그 어르신은 자기소개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는 은퇴 후 좋지 못한 일에 연루되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이 나이에도 직업훈련을 신청한 이유는 출소 후 아파트 경비원 일을 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경비원 취직 시 우대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해서 마냥 절망만 하지 마시고, 이곳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인생 설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1년간 선생님과 반장, 숙련공을 포함한 모든 훈련생들이 이 어르신을 도와드렸다. 어르신은 12월 말 시험 당일 가석방으로 출소하시게 되었지만, 소장님과 선생님,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교도소 안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사히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나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훈련생들이 그 어르신의 자기소개를 듣고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전까지만 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었지만, 그 일을 계기로 ‘그래, 나보다 서른 살 이상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도 저런 생각을 갖고 계신데, 나는 출소하더라도 고작 서른 초반이다. 힘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이곳에 들어온 지금, ‘그래도 출소하면 아직 30대’라는 마음으로 인생 설계를 해보려 한다. 앞으로 1년 10개월이 남았는데, 지금까지처럼 생활 잘 하며 그때 그 어르신처럼 다른 이들에게 울림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교도소에 오게 되었다는 이유로 절망하거나 좌절하고 있다면, 그때 어르신의 말씀처럼 이곳에서 재도약을 위한 인생 설계에 나서보심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