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형’이라는 제목이 참 어울릴 만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재판이 끝난 직후, 판사가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선고한다”라고 주문을 낭독하자 수감자는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라는 듯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보통은 형량이 줄어들면 안도하기 마련인데, 이 친구는 오히려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호송차로 이동하는 내내 “왜 이렇노…” 하며 불만을 내비치기에, 저는 형량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그러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기분은 알겠는데, 그정도면 아주 나쁜 결과는 아니지 않으냐”며 슬쩍 말을 건넸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참 의외였습니다. 형이 너무 ‘적게’ 나와서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황당했습니다. 군 면제를 받으려면 형기가 더 길어야 하는데, 오히려 애매하게 짧은 형이 선고되어 계획이 틀어졌다는 논리였습니다. 본인은 일부러 합의조차 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라며 진심으로 답답해하는 기색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상황 자체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 오래 수감되기 위해 일부러 상황을 몰고 갔다는 식의 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습니다.
참다못해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아까 방청석에서 네 어머니 우시더라. 다음에 또 이러면 그분은 더 힘들어진다. 이제는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아라.” 답답한 마음에 툭 튀어나온 말이었고, 분위기를 좀 다잡아보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의 반응은 더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문제를 삼으려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함께 있던 다른 수용자들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하며 상황을 키우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심지어 CCTV를 확인하겠다느니,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느니 하는 말들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분위기를 더 악화시키기보다는 상황을 가라앉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습니다. “너 생각해서 한 말이다”라는 식으로 적당히 달래며 이동을 이어갔고, 그렇게 교정시설에 도착했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그 장면은 단순한 해프닝이라기보다, 한 사람의 어설픈 판단과 미숙한 생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그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깊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릇된 길에 들어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삶의 방향을 바꾸느냐 하는 점입니다.
결국 본질적인 문제는 형량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결국 본인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을 위한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